"카메호가 가세한 LIG가 우승 후보다."(대한항공 신영철 감독)
"올해 우승은 LIG가 한다고 소문이 났더라."(삼성화재 신치용 감독)
"LIG가 준비를 참 열심히 했다. 그 기대치와 선수단의 정성이 모아져 우승하지 않을까 생각한다."(KEPCO 신춘삼 감독)

지난 29일 열린 V리그 미디어데이에서 삼성화재의 신치용 감독과 대한한공 신영철 감독, KEPCO의 신춘삼 감독은 올 시즌 강력한 우승 후보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변했다. 그 만큼 올 시즌 V리그 남자부의 최대 화두는 구미 LIG손해보험(이하 LIG)이다.
사실 김요한, 이경수라는 신구 거포가 버티고 있는 LIG는 매년 상위권의 지각변동을 일으킬 복병으로 꼽혀왔다. 그러나 결과는 매년 좋지 못했다. 급기야 지난 시즌에는 최하위에 머물렀다. 한 해 농사의 절반이라는 용병 픽업에 실패한 탓이라고는 하나 이래저래 실망감을 지울 수 없었다.
그러나 올 시즌은 정말 다른 평가가 대다수다.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배구판에선 벌써부터 LIG의 우승 이야기를 어렵잖게 들을 수 있다. 국내 선수들만으로 치러진 지난 KOVO컵에서 삼성화재와 대한항공, 현대캐피탈을 차례로 꺾는 등 그 만큼 기대감이 크다는 얘기다. LIG 역시 올 시즌의 캐치프레이즈를 '그레이트 챌린지(Great Challenge)', 즉 '위대한 도전'으로 정하며 자존심 회복을 위한 각오를 다졌다.
가장 관심이 쏠리는 건 역시 지난 시즌 가장 말썽이었던 용병 부문이다. LIG는 최대 거물로 평가받는 쿠바 출신 카메호(26)를 영입하며 일찌감치 새 시즌 준비에 들어갔다. 쿠바 국가대표로 206cm에 육박하는 큰 키를 자랑하는 카메호는 세터 출신으로 볼감각도 남다르다는 평가여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사실상 가빈이 떠난 올 시즌 남자부 최고의 용병이라는 평가다.
여기에 이경수와 김요한이라는 좌우 쌍포가 건재하고 신인 드래프트에서 센터 최대어 박진우 카드를 과감히 버리고 공격수 이강원을 영입, 백업 자원까지 갖춰놨다.
물론 LIG가 우승을 차지하기 위해선 험난한 길을 뚫어야 한다. 기존의 3강인 삼성화재와 대한항공, 그리고 현대캐피탈 모두 만만한 상대가 아니기 때문이다. 5년 연속 우승을 차지한 삼성화재는 가빈이 떠나면서 평가절하되고 있지만 그들을 내려다 볼 수 있는 팀은 아무도 없다.
그런 삼성화재를 2년 연속이나 위협했던 대한항공 역시 마틴을 비롯해 주요 전력들이 온전히 자리를 지키며 다시 대권에 대한 도전장을 내밀었다. 2년 연속 자존심을 구긴 현대캐피탈도 오프 시즌을 그 누구보다 알차게 보내며 올 시즌을 벼르고 별렀다.
매년 이들의 3강 싸움에 들러리를 섰던 LIG가 세간의 예상대로 올 시즌 우승을 통해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지 남자부 V리그의 최대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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