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훈, 불우한 가정사와 지병 고백...'내가 미쳤다'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2.10.31 07: 25

[OSEN=정유진 인턴기자] 가수 김장훈이 22년 방송인생에서 처음으로 자신의 불우했던 가정사와 지금 앓고 있는 병력을 털어놨다.
지난 30일 KBS 2TV '승승장구'에 출연한 김장훈은 "미쳐야 사는 남자 김장훈"이란 인사말로 파란만장한 인생사 고백을 시작했다. 그간 자살소동과 가수 싸이와의 불화로 겪은 논란들을 의식한듯 그는 오히려 "지금까지의 이미지가 너무 좋은 쪽으로만 왜곡됐다"며 어두웠던 어린시절과 지금도 겪고 있는 병에 대한 이야기들을 꺼냈다. 
이날 방송에서 김장훈은 가출을 해 노숙자나 다름없이 생활했던 청소년기를 공개했다. 아버지 없는 아이라는 소리를 듣지 않게 하고 싶었던 홀어머니는 그를 엄격하게 키웠다. 엄격함이 너무 심해 혹독할 정도였다. 때문에 유년기는 그의 표현에 의하면 "서늘하고, 지독"했다.

어린시절의 고통은 십대가 되자 반항심으로 드러났고, 그로 인해 김장훈은 도박과 패싸움에 얽혀 퇴학을 당한 뒤 거리를 방황하게 된다. 이 때 아파트 난간에서 잠을 청하고 빵집 빵부스러기를 주워먹거나 막노동을 하는 등의 혹독한 시절을 겪었다. 또한 그는 그 시절 수면제를 몇 백 알 먹고 자살 시도를 하기도 했다. 
이러한 시절은 그가 가수가 된 뒤 가출 청소년들을 위한 '꾸미루미버스'를 운영하게 된 계기를 만들어 줬다. 누구보다 그들을 이해하기에 충동적으로 집을 나오게 된 십대들을 보호하고 돌려보내는 일을 하고 있는 것.
지금도 공황장애 등의 정신적인 병을 겪고 있는 김장훈은 초등학교 저학년 때 기관지 천식과 악성빈혈로 인해 3년을 병원에서 보내야 했다. 그때의 기억 때문에 그는 어른이 된 후 병원을 요람같이 편안한 곳으로 느낀다. 다른 사람들이 휴식을 취할 때 어디론가 떠나 쉼을 얻듯 자신은 병원에서 그런 휴식을 얻는다. 지금도 간호사들이 자신의 나이보다 어리지만 엄마같고 누나같다고.
소리를 지를 때 어린시절의 아픔과 아버지 없이 겪은 세상의 편견들이 함께 터져나가는 것 같았다는 그는 지금도 자신이 "노래가 아닌 소리"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십대 때 절에 들어가 소리만 질렀고, 절을 나와서도 약수터에 올라가면 자신만의 장소에 찾아가 소리를 연습했다. 그로인해 약수터 주변 초소의 군인이 "죽겠다"며 고통을 호소하기도 했다고 말해 좌중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소리에 대한 그의 집착은 엄청났다. 김장훈은 스스로도 "나는 도라이 미친사람이었다"라고 말하며 제대로된 소리를 나오게 하기 위해 담배불로 자신을 지지는 등의 자해를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화가 고흐가 이해된다며 한번은 자신의 손가락을 자르려고도 했던 일화를 말해 주변을 놀라게 했다. 이런 소리에 대한 집착은 그를 2003년 그를 미국 유학으로 이끌었고, 그곳에서 공황장애를 얻었다.
김장훈은 방송 내내 "내가 미친것 같다" 혹은 "내가 괴물이 돼 버린 것 같다"와 같은 말을 반복했다. 그만큼 기부나 독도알리기 운동과 같은 것들로 세상에 자신이 너무 좋은 사람으로만 비춰진 부담감이 있었던 것. 때문에 그는 이날 방송에서 조금은 남다른 과거사와 괴짜같은 자신의 모습을 보여준 후 "22년 방송인생에서 이렇게 속을 다 털어 놓은 게 처음이다. 치료가 된 것 같다"라며 한결 편해진 마음을 드러냈다.
한편 이날 방송에서는 소설가 이외수가 몰래온 손님으로 등장해 김장훈의 색다른 인맥이 눈길을 끌었다.
eujenej@osen.co.kr
'승승장구' 방송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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