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의 4번타자 박석민(27)이 차디찬 가을을 맞고 있다.
박석민은 SK 와이번스와의 한국시리즈에서 4경기 동안 12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에 그치고 있다. 볼넷 2개를 얻는 동안 양팀에서 가장 많은 6삼진을 당했다.
그의 시즌 성적은 127경기 138안타 23홈런 91타점 타율 3할1푼2리. 걸출했던 시즌 성적에 전혀 걸맞지 않는 부진이다. 4번타자가 기를 펴지 못하면서 삼성은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테이블 세터가 출루해도 잔루에 그치는 일이 많았다.

박석민이 부진한 이유는 심리적인 압박도 있겠지만 부상 여파가 크다. 박석민은 현재 옆구리 부상으로 고생하고 있다. 본인은 괜찮다고 하지만 시즌 후반 갈비뼈에 실금이 가는 부상을 입어 한국시리즈 대비 훈련 때도 방망이를 잡지 못했다.
삼성이 박석민을 빼지 못하는 이유는 중심타선의 무게감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시즌 타율 4위, 타점 2위, 홈런 4위 등 타자부문 상위에 두루 이름을 올렸던 그의 역할을 무시할 수 없다. 이승엽-최형우 등 좌타 라인과 균형을 맞출 우타 거포도 부족하다.
그러나 박석민의 '무작정 출장'만이 능사는 아니다. 그의 위축된 타격은 득점력 뿐 아니라 수비, 주루 등 다른 플레이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고 팀이 받는 피해는 더 커지게 된다. '믿음의 야구'로 박석민을 4번에 밀고 있던 류 감독은 결국 4차전 때 박석민을 3타석 만에 교체했다.
삼성은 1,2차전에서 2연승을 달리며 한국시리즈 우승에 다가서는 듯 했으나 적지에서 3,4차전을 내리 내주며 원점에서 승부를 다시 시작하게 됐다. 이제는 오히려 삼성을 쫓기는 모양새다. 위기에 몰린 삼성이 '박석민 카드'를 어떻게 활용할지에 타선의 희비가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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