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흥식 코치, 서건창 떼놓고 가는 아쉬움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2.10.31 10: 10

"믿지만 그래도 혹시나...".
올 시즌을 6위로 마친 넥센 히어로즈 선수단이 31일 오전 일본 가고시마로 마무리 훈련을 떠났다. 코칭스태프 8명과 선수단 35명 등 올해 풀타임 주전을 제외한 선수들과 신인들이 내년을 위한 훈련에 들어갔다.
그러나 박흥식 타격코치는 떠나는 발걸음이 가볍지 않다. 박병호, 서건창, 장기영 등 올해 처음 풀타임으로 뛴 야수들을 떼놓고 가는 것이 박 코치는 못내 눈에 밟히는 모습이었다. 박 코치는 그중에서도 올해 갓 원석에서 보석이 된 서건창을 가장 염려했다.

서건창은 지난해말 박 코치가 넥센 2군 감독으로 있을 당시 비공개 테스트를 통해 입단했다. 박 코치는 20여 명의 지원자 중 눈빛이 남달랐던 서건창을 눈여겨봤고 구단에 건의해 서건창을 유일한 합격자로 올렸다. 서건창은 그렇게 넥센에 입단해 올해 처음 풀타임 주전을 뛰며 도루 2위(39개), 3루타 1위(10개) 등 빠른 발을 자랑해 신인왕 후보에도 올라 있다.
박 코치는 훈련을 떠나기 전 "(서)건창이 같은 경우 개인적으로는 데려가서 훈련을 시키고 싶었다. 아직 제대로 야구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고 성장중이다. 건창이는 나태한 성격이 절대 아니기 때문에 믿지만 혹시나 혼자 훈련하는 게 제대로 안될까 싶은 것도 걱정"이라고 말했다. 어린아이를 물가에 내놓고 가는 심정인 듯 했다.
이 이야기를 듣고 환히 웃던 서건창은 "박 코치님이 제가 훈련을 열심히 하지 않을까 싶어 우려하시는 것 같다. 열심히 잘 훈련하고 있겠다"며 박 코치를 안심시켰다. 서건창은 "겨울에 이렇게 쉬어본 적이 없어서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 쉬는 게 더 어려운지 살이 빠졌다"고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박 코치는 박병호, 서건창 대신 올 겨울에는 이성열의 부활, 유한준의 재활에 매달릴 계획이다. 지난 9월 고양 원더스에서 온 안태영도 눈여겨보고 있다. 박 코치는 "누누이 말하지만 이성열이 내년 우리 팀 키플레이어다. 겨울 동안 성열이와 잘 이야기하면서 풀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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