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해-슈스케4' 폭풍 논란, 공통점은 뭘까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2.10.31 16: 27

최근 영화와 방송-가요 분야에서 나란히 '공정성'이란 화두로 폭풍 논란이 휘몰아쳤다. 지난 30일 열린 제 49회 대종상영화제시상식과 지난 26일 방송된 엠넷 '슈퍼스타K4' 톱6 경연이다. 전혀 다른 이들 사이를 관통하는 공통된 논란은 무엇일까? 
◇ 달라진 심사..오히려 악영향?
 

'슈퍼스타K 4'는 전 시즌에서 5%였던 사전문자투표를 10%로 늘렸다. 대신 심사위원 점수는 35%에서 30%로 줄였다. 이런 새로운 심사 도입은 대국민 오디션이라는 의미를 더욱 강화했다.
하지만 사전 온라인투표는 시청자들의 참가율을 높이며 대중의 의견을 고루 반영하는 반면, 결국 '인기투표화'라는 지적도 피할 수 없게 됐다. 지난 경연에서 논란의 주인공이 된 인물은 프로그램 초반부터 잘생긴 외모로 주목받은 정준영. 그는 이날 기대 이하의 공연을 펼쳤지만, 사전 온라인투표와 60%를 차지하는 대국민 문자투표의 힘을 빌어 살아남을 수 있었다. 결국 사전 온라인투표의 높아진 비율은 인기의 중요성과도 맞닿아 있다고 볼 수 있다. 
대종상은 매번 겪는 공정성 논란을 피하고자 이번에 새로운 제도를 도입했다. 처음으로 일반심사위원 제도를 도입한 것. 대종상 측은 직종별, 나이별을 고루 감안해 54명의 일반심사위원을 선발했다. 전문심사위원은 14명. 이들은 토론 없는 각자의 심사로 후보작 한 편을 심사할 때마다 평점을 매겨 바로 투표했다. 또 최고 10점부터 최하 5점까지 점수화시켜 평가를 내리는 방식을 도입, 완료된 채점표는 모두 은행금고에 보관됐다.
결과는 심사위원들에게 가장 높은 평점을 받은 '광해'가 15개 부문을 전부 싹쓸이. 모든 후보작을 비교평가하던 예전 시스템에서 절대평가 형식으로 바뀌니 오히려 특정 작품에 상이 몰리게 되는 아이러니한 결과를 낳았다.
결국 둘 다 대중의 참여를 높였지만, 주관적인 평가가 지나쳐 오히려 공정한 심사에 독이 된 것이 아니냐는 반응이다. 대종상의 경우는 심사 방식과 위원 구성에 문제점이 있다는 견해도 제기됐다.
◇ 공정성 강조가 결국 인기투표로? 
결국 공정성을 지나치게 강조하다보니 심사가 인기 투표로 전락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인데, 영화나 음악은 시험 문제 답안처럼 절대적인 기준이 없고 개인의 취향에 좌우되는 것이 크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정준영의 경우 대중이 선택한 결과는 심사위원들을 못마땅하게 만들 정도로 점수가 불일치 했다. '광해'는 대종상 본상 후보에 오른 작품 중 가장 늦게 개봉됐다는 점, 영화 자체가 한국 관객들이 선호하는 감동과 유머가 적절히 조합됐다는 점 등으로 결국 심사위원들의 취향에 맞는 유리한 고지에 서지 않았냐는 의견도 있다.
◇ 다른 후보에게 민폐?
객관적으로 '광해'는 1000만 관객을 넘게 동원한 만큼 대중이 좋아한 영화이고, 정준영 역시 수많은 후보자들을 제치고 톱 10에 들 정도로 실력이 있는 인물이지만, 다른 후보작(후보)들에게 민폐를 끼쳤다는 날카로운 분위기가 조성됐다.
'광해'는 물론 상을 받을 자격이 충분하지만, 무려 15개 부문의 상을 가져갈 만큼이냐는 것이 화두다. 여기에 상을 독식함으로써 상을 받을 만한 다른 영화가 못 받았다는, 다소 공격적인 의견들도 쏟아지고 있다. 시나리오상 같은 경우는 표절 논란에 휘말린 적이 있음에도 과연 받을 자격이 있냐는 지적이다. 시상식에 참석한 다른 영화 관계자들이나 배우들을 의도치않게 들러리로 만들었다는 점에서 감정적인 비호감도 생겨난 것으로 보인다.
정준영 역시 그가 통과됨으로써 경연을 잘 한 다른 후보자가 '억울하게' 탈락했다는 것이다. 물론 '너무 많이 받았다'와 '자격이 없는데 통과됐다'라는 기본적 차이는 있지만, 논란의 공통점은 둘 다 많은 이들이 납득할 수 없는 결과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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