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우완 안지만(29)에게 2012sus 한국시리즈 3차전은 악몽이었다. 무사 1,3루에서 마운드에 올라 1이닝 3피안타(1피홈런) 4실점을 기록한 것이다. 6회 안지만이 무너지면서 삼성은 6-1로 앞서가던 경기를 8-12로 내줬다. 대역전패로 기세가 꺾인 삼성은 SK에 이틀 연속 덜미가 잡혀 시리즈 전적 2승 2패로 동률을 허용하고 말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지만은 "이미 지나간 일이다. 다음 번에는 잘 던지면 될 일"이라고 아픔을 훌훌 털어버리는 정신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사실 안지만의 보직이 팀에서 가장 힘들다고 볼 수도 있다. 마무리투수 오승환이 주로 주자가 없는 9회 마운드에 오른다면 셋업맨인 안지만은 주자가 쌓여있는 상황에서 등판하는 일이 잦기 때문이다.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체면을 구겼던 안지만은 31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한국시리즈 5차전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역시 마음 편하게 던질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2-1로 박빙의 리드를 지키고 있던 7회 삼성은 무사 1,2루 위기에 몰렸다. 만약 이날 경기까지 내준다면 SK에 완벽하게 분위기가 넘어갈 상황, 안지만이 마운드에 올랐다.

안지만이 마운드에 오른 뒤 처음 상대한 김강민 타석에서 SK는 페이크 번트 슬래시 작전을 들고 나왔다. 그렇지만 안지만의 구위에 김강민은 번트를 대지 못했고 카운트는 삼성이 유리하게 잡았다. 안지만은 4구로 136km짜리 포크볼을 선택, 김강민을 삼진으로 돌려 세웠다. 한 숨을 돌린 안지만은 후속 박진만에 3볼로 카운트가 몰렸지만 풀카운트에서 132km 슬라이더로 다시 삼진을 낚았다.
안지만이 2연속 삼진으로 주자를 그대로 1루와 2루에 묶어두자 SK는 조인성 대신 대타 이재원을 투입했다. 여기서 안지만은 흔들리지 않고 내야 땅볼로 급한 불을 껐다. 이날 경기의 최대위기에서 부활한 안지만의 위력투에 힘입어 삼성은 SK를 2-1로 제압하고 시리즈 전적 3승 2패로 우승에 1승만을 남겨두게 됐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안지만은 팀의 3승 째를 따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시리즈 전적 2승 1패로 앞선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안지만은 5-4로 쫓긴 7회 무사 1,3루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여기서 안지만이 무실점으로 위기를 막아내 삼성은 4차전을 잡았고 기세를 이어 5차전까지 승리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따냈다. 정확히 1년 만에 팀의 한국시리즈 3승 째를 다시 지켜낸 안지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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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김영민 기자,ajyou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