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삼성을 구한건 '황태자' 윤성환(31)이었다. 5차전 승부의 분수령에서 퀄리티 스타트로 팀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윤성환은 3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SK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 선발등판, 6이닝 5피안타 무사사구 3탈삼진 1실점 역투를 펼쳤다. 삼성이 2-1로 승리하며 선발승을 거둔 윤성환은 이날 데일리 MVP에도 뽑혔다. 1차전에 이어 한국시리즈 2경기 2승 평균자책점 0.79을 기록하며 구세주로 자리매김했다. 삼성도 시리즈 전적 3승2패로 다시 앞서나갔다.
지난 24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1차전에 선발투수의 중책을 맡은 윤성환은 5⅓이닝 4피안타 1볼넷 2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호투, 3-1 승리의 발판을 마련하며 선발승을 거뒀다. 볼 스피드가 빠르지는 않았지만 슬라이더와 커브의 활용도를 높이며 과감한 몸쪽 공략으로 SK 타자들을 제압했다.

윤성환의 역투 속에 1차전 기선제압에 성공하며 홈에서 2연승을 거둔 삼성은 그러나 3~4차전 원정에서 연이틀 패하며 2승2패 원점이 됐다. 2연승 이후 2연패. 오히려 쫓기는 쪽은 삼성이 된 것이다. SK의 상승 흐름을 끊고 반등해야 할 5차전에서 다시 윤성환이 마운드에 올랐다. 1차전보다 더 부담이 될 경기였다.
하지만 윤성환은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1회 2사 후 최정이 좌전 안타로 출루한 뒤 2루 도루를 성공시키며 득점권에 몰렸지만 이호준을 바깥쪽 낮은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돌려세우며 위기를 넘겼다. 2~3회 연속 삼자범퇴로 가볍게 막은 윤성환은 4회 내야 안타 2개에 이어 이호준에게 우전 안타를 맞으며 실점을 내줬지만, 후속 타자들을 내야 땅볼로 잡고 추가 실점을 막았다.
5회에도 슬라이더를 결정구 삼아 조인성을 루킹 삼진 잡는 등 삼자범퇴로 막은 윤성환은 6회에도 정근우를 직구로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삼자범퇴로 요리했다. 7회 선두·타자 이호준에게 우익수 키를 넘어가는 2루타를 맞은 게 아쉬웠지만 크게 흠잡을 데 없는 피칭이었다. 총 투구수 95개로 혼신의 역투를 했다. 스트라이크 65개, 볼 30개.
이날 경기에서도 윤성환의 직구 최고 구속은 142km로 빠르지 않았다. 하지만 몸쪽과 바깥쪽을 효과적으로 공략한 직구(54개) 컨트롤과 슬라이더(26개)와 커브(15개)의 제구도 좋았다. 윤성환의 노련하고 안정감 있는 피칭이 다시 한 번 SK 타선을 잠재우고, 위기의 삼성을 구한 것이다. 시리즈의 흐름도 다시 삼성으로 넘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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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김영민 기자 ajyou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