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5] 이호준의 런다운, 이광근 코치의 ‘공허한 메아리’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2.10.31 21: 20

물론 그 주루사가 없었다고 해서 득점이 난다는 보장은 없었다. 그러나 애써 1점을 추격한 팀의 분위기를 끊는 뼈아픈 실책이었음에는 분명했다. 이처럼 이호준(36·SK)의 4회 주루사는 팀에 큰 타격이었다. 한편으로는 전날 이 상황을 예로 들며 중요성을 강조한 이광근 SK 수석코치의 이야기도 공허한 메아리가 됐다.
이호준은 3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4회 결정적인 주루사로 고개를 숙였다. 무사 1·2루에서 우전안타를 때리며 1타점을 올릴 때까지만 해도 좋았다. 문제는 3루에 가서였다. 2사 1·3루에서 1루 주자 김강민이 2루로 뛰자 이호준은 홈을 노렸다. 포수 이지영이 2루를 향해 송구하면 곧장 홈으로 파고들 움직임이었다.
그러나 오히려 이지영의 영리한 수비에 걸렸다. 이지영은 2루로 송구하는 듯 했지만 속임 동작이었다. 이미 3루를 향해 무게중심이 쏠려 있었던 이호준은 귀루를 포기하고 홈으로 내달렸지만 공은 이미 홈에서 대기 중이었다. 이호준도, 한혁수 3루 베이스 코치도, 타석의 박진만도 모두 고개를 숙였다.

우연의 일치일까. 공교롭게도 휴식일이었던 30일 이광근 SK 수석코치는 이 상황에 대해 언급했었다. 1·3루 상황에서 주자들의 움직임이다. 1루 주자가 2루로 뛸 때 송구가 2루로 향한다면 3루 주자는 홈에 들어올 수 있다. 그래서 수비 쪽에는 3루 주자의 움직임을 감안한 기민한 커트 플레이가 필요하다. 반대로 공격에서는 이 커트 플레이를 간파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코치는 “일단 3루 주자는 포수의 움직임과 야수들의 움직임을 모두 확인해야 한다. 이는 주루코치들도 마찬가지”라면서 3루 주자의 주루 센스를 강조했다. 이 코치는 “유격수와 2루수가 베이스 쪽으로 무게중심으로 옮겨 가거나 붙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경우는 보통 송구가 2루로 향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그런 움직임이 없는 경우 투수가 중간에 커트를 하게 된다. 3루 주자가 런다운에 걸릴 수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호준은 이 상황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포수의 움직임을 놓쳤다. 주루에서는 별다른 재주가 없는 이호준이지만 기본을 잊은 플레이는 허무한 결과로 이어졌다. 4차전에서 이승엽(삼성)이 플레이가 그랬듯 베테랑 이호준의 주루사도 팀의 패배와 직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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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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