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5] 오승환, SK 끈질긴 추격 잠재운 '돌직구 본능'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10.31 21: 22

1점차. 충분히 뒤집을 수 있는 점수차였지만 SK는 끝내 뒤집지 못했다. 마운드에서는 삼성의 '끝판대장' 오승환(30)이 있었다. 9회말 무사 3루 동점 찬스에서 SK는 오승환을 넘지 못했다. 오승환의 무기는 오로지 돌직구였다. 총 투구수 26개 중 23개가 직구. 위기에도 표정에는 변화가 없었다. 그저 옅은 미소만을 띄었을 뿐이었다. 
오승환은 3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SK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2-1 살얼음 리드를 지키던 8회 2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구원등판, 9회까지 실점없이 막아내며 팀 승리를 지켰다. 1⅓이닝 1피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 9회 역전 주자까지 내보내며 아찔한 위기를 맞았으나 결자해지의 세이브로 승리를 지켰다.
2연승 뒤 2연패. 2승2패 원점이지만 오히려 쫓기는 신세가 된 삼성은 5차전 총력전을 선언했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2~4차전에서 쉰 오승환을 조기에 투입시킬 수 있다"고 예고했다. 먼저 승기를 잡을 경우 오승환을 조기투입해 경기를 매조지겠다는 의지 표현이었다.

지난 24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1차전에서 1⅓이닝을 탈삼진 2개 포함 무실점 퍼펙트로 막고 세이브를 올린 오승환은 2차전부터 등판 기회를 갖지 못했다. 이날 정확히 일주일 만에 마운드에 올랐다. 7회 무사 1·2루 위기를 넘어간 안지만의 구위도 좋았지만 작은 불씨라도 남기지 않겠다는듯 류중일 감독은 8회 2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오승환을 곧바로 마운드에 올렸다.
그동안 모아둔 힘을 한꺼번에 쏟아내듯 오승환은 박재상을 상대로 초구부터 153km 강속구로 스트라이크를 잡았다. 2구째 143km 슬라이더 파울 이후 153km 높은 직구로 3구만에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오승환의 위력이 고스란히 나타난 장면이었다. SK에 더 이상의 추격은 없는 듯했다.
그러나 9회 첫 타자 최정에게 던진 초구 150km 직구가 한복판으로 들어가 중견수 키를 넘어가는 대형 3루타를 맞으며 위기가 시작됐다. 하지만 이호준을 152km 직구로 유격수 땅볼로 잡으며 한숨을 돌렸다. 박정권을 볼넷으로 출루시키며 1·2루 역전 위기까지 몰렸지만 김강민을 150km 직구로 헛스윙 삼진 돌려세웠다. 이어 박진만마저 149km 직구로 정면승부, 루킹 삼진으로 처리하며 위기 해결과 함께 승리를 지켰다. 총 투구수 26개 중 23개가 직구. 직구 일변도 피칭에도 SK 타자들은 오승환의 공을 제대로 때려내지 못했다. 
이로써 한국시리즈 통산 8세이브를 거둔 오승환은 이 부문 역대 최다 기록을 이어나갔다. 위기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은 오승환의 돌직구.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림없이 담대하게 정면승부할 줄 아는 돌부처 본능이 빛난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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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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