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팀에서 우승 경험이 한 번도 없다. 군대를 가기 전에 김호곤 감독님께 선물을 드리고 싶다".
울산 이근호(27)가 쐐기골로 울산 현대를 승리로 이끌었다. 이근호는 31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서 열린 '2012 AFC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 부뇨드코르(우즈베키스탄)와 홈경기서 후반 29분 팀의 두 번째 골을 터트리며 울산에 2-0 승리를 선물했다.
이근호의 활약에 울산은 1·2차전 합계 5-1로 앞서며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을 확정지었다. 또한 울산의 결승행으로 K리그는 4년 연속(2009 포항, 2010 성남, 2011 전북)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진출하게 됐다. 결승전은 다음달 10일 저녁 7시 30분 울산에서 열린다.

이날 이근호는 측면 미드필더로 출전, 좌우를 가리지 않고 뛰어다니며 부뇨드코르 진영을 휘저었다. 부뇨드코르는 이근호의 돌파에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또한 이근호는 후반 29분 하피냐의 도움을 받아 감각적인 오른발 슈팅으로 쐐기골을 기록했다.
경기 후 만난 이근호는 "언론과 주위에서 모두 결승행을 당연시해서 경기 전부터 감독님과 선수들 모두가 많은 걱정을 했다"며 "상대팀을 분석하기는 했지만 그것보다는 마음을 가다듬는데 집중했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울산은 전반 초반 부뇨드코르에 밀리는 모습이 역력했다. 하지만 전반 후반부터 달라진 모습을 보였고, 후반전에는 거센 공세를 펼쳐 부뇨드코르를 물리쳤다.
이에 이근호는 "전반전에 상대가 강하게 나와 밀렸고, 전술적으로 힘들었다"면서 "하프타임 동안 라커룸에서 전술을 수정했는데 후반전부터 먹혀 들어갔다. 결국 전반전보다 좋은 경기를 보여서 승리할 수 있었다"고 답했다.
이날 승리로 울산은 챔피언스리그 11경기 연속 무패(9승 2무)와 8연승으로 결승전에 진출하게 됐다. 최고의 상승세로 결승전에 오르게 된 것. 이근호는 그 원동력에 대해 "챔피언스리그에 중점을 두다 보니 매 경기 좋은 플레이가 나온 것 같다. 감독님도 편하게 해주시니 선수들도 편하게 경기를 치르고 있다"며 정신적인 안정이 큰 힘이 되고 있다고 했다.
이근호는 아직 우승 경험이 없다. K리그와 J리그에서 적지 않은 경험을 쌓았지만 매번 다른 팀이 우승하는 것을 지켜보기만 했다. 그만큼 챔피언스리그에 대한 욕심이 있었다. 이근호는 "프로팀에서 우승 경험이 한 번도 없다. 그래서 더 우승을 하고 싶다. 특히 김호곤 감독님과 우승하고 싶은 이유는 군대를 가기 전에 선물을 드리고 싶어서다"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
한편 결승전 상대가 될 알 이티하드와 알 아흘리(이상 사우디아라비아)전 승자에 대해서는 "중동팀에 대해 자신감이 있다. 결코 자만심은 아니다"며 "중동팀의 경기 영상을 보면 엄청 잘한다는 느낌을 받지만 실상 뛰어보면 괜찮다. 아무래도 중동팀끼리 경기를 치를 때 압박이 약해서인 것 같다. 반면 K리그는 압박이 강하다. 그런 점을 잘 인지한다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 같다"고 전했다.
sports_narcotic@osen.co.kr
울산=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