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전 대패’ 대전은 지금 와신상담 중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2.11.01 06: 59

대전 시티즌이 와신상담(臥薪嘗膽)에 들어갔다.
날씨는 제법 쌀쌀해졌지만 대전월드컵경기장은 열기가 후끈하다. 해가 떠오르기 전인 새벽부터 그라운드에 모인 선수들이 내뿜는 열기다. 얼마 전부터 대전 선수단은 유상철 감독의 지휘 하에 새벽훈련을 시작했다.
시즌 종료를 불과 7경기 남겨둔 상황에서 대전이 새벽훈련을 불사하는 이유는 하나다. 지난 28일 대구 원정에서 당한 1-4 대패 때문이다. 대전은 이번 대구 원정에서 이진호에게 2골을 허용하면서 1-4 대패를 당했다.

테하가 1골을 만회하는데 그친 대전은 자숙과 반성에 들어갔다. 스플릿 라운드 돌입 이후 무패행진을 자랑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던 대전은 강원전 대승 이후 안일한 분위기에 젖어있었다. 새로 합류한 외국인 선수들도 팀에 무리 없이 적응했고 조직력이 안정되면서 전력이 상승했다. 패배 없이 달려오면서 경계심이 풀린 셈이다.
하지만 대구전 대패로 정신이 번쩍 들게 됐다. 대전 관계자는 “이번 패배로 우리의 위치를 깨달았다. 스플릿 라운드 전의 마음가짐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지금 정신을 바싹 차리지 않으면 12월에 우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 그래서인지 선수들도 마음을 다잡고 있다”고 귀띔했다.
개막 후 연패에 빠지면서 강등권 후보 1순위로 손꼽혔던 때와는 달리 현재 대전은 11승 9무 17패(승점 42)로 12위를 유지하고 있다. 13위 전남(승점 37)과는 승점 5점 차이로 아직은 여유가 있지만 그렇다고 방심하기는 어려운 상태다.
여기에 다음 경기에 대한 부담감도 대전을 더욱 필사적으로 몰아가고 있다. 공수의 핵인 김병석과 이현웅이 경고 누적으로 결장하고, 수비의 주축으로 활약하던 알렉산드로가 부상으로 나올 수 없는 상황에서 강원과 맞붙어야한다. 강등권 탈출을 위해 필사적인 강원은 지난 라운드서 상주에 부전승으로 승점 3점을 추가했다.
14위를 달리고 있는 강원은 강등권 탈출의 의지가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 이전 대결에서 지쿠의 헤트트릭에도 불구하고 5-3 대패를 겪었기 때문에 대전전 각오는 더욱 남다를 것이다. 주축 선수들이 대거 결장하는 가운데 중요한 일전을 치러야하는 유 감독이 새벽훈련을 소집한 이유다. 대전 관계자는 “대구전 대패 이후 그야말로 지옥훈련에 돌입했다. 새벽훈련까지 하는 만큼 초심으로 돌아가 승리를 일구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고 전했다.
와신상담 중인 대전이 과연 강원전에서 새벽훈련까지 불사한 성과를 보일 수 있을까. 강등을 두고 여전히 치열한 격전을 치르고 있는 스플릿 B그룹의 경쟁 판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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