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권오준을 기억해달라" 삼성 선수들의 동료애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11.01 10: 15

"권오준을 기억해달라". 
SK와 한국시리즈를 치르고 있는 삼성 선수들의 모자에는 '45'라는 숫자가 새겨져 있다. 사이드암 투수 권오준(32)의 등번호이다. 권오준은 시즌 막판 오른쪽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며 엔트리에서 빠진 뒤 한국시리즈를 위해 복귀를 준비하던 시점에서 통증이 재발했다. 결국 한국시리즈를 뒤로한 채 내년 시즌을 기약했다. 
하지만 동료들은 그의 존재를 잊지 않았다. 전 선수들이 한국시리즈에 숫자 '45'를 모자에 새겨 넣었다. 2승2패 원점으로 팽팽히 맞선 5차전에서 귀중한 승리를 거둔 뒤 삼성 선수들은 다시 한 번 권오준의 이름을 언급했다. 수훈선수로 선정된 윤성환과 오승환은 "꼭 이야기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며 권오준을 이야기했다. 

오승환은 "(심)창민이가 열심히 하고 있지만 아직 결과가 좋지 않다. 만약 오준이형이 있었다면 3~4차전을 더 쉽게 풀어나갈 수 있었을 것"이라며 그의 공백을 부각시킨 뒤 "한국시리즈 중에도 오준이형과 많은 통화를 하고 있다. '우승할 것으로 믿는다'며 힘을 주고 있다. 꼭 우승한 뒤 오준이 형을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윤성환도 "오늘 경기 전에도 오준이형이 전화를 줘서 '믿는다'고 하더라. 그게 큰 힘이 됐다"며 고마워했다.이어 "그동안 같이 고생했는데 지금 함께 할 수 없다는 게 아쉽다. 오치아이 코치님과 김태한코치님도 오준이형과 함께 하고 싶어했지만 그게 안 돼 아쉬워했다. 우승을 해서 오준이형과 기쁨을 나누고 싶다"고 소망했다. 
오치아이 에이지 투수코치도 한국시리즈 전 "권오준이 정규시즌 때 고생을 많이 했었는데 한국시리즈에서 함께 하지 못해 너무 아쉽다"며 "그렇다고 무리해서 쓸 수도 없는 노릇이다. 안타깝지만 권오준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우승하겠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만큼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사이에서 신망이 두터운 투수가 권오준이다. 
권오준은 올해 46경기에서 1승3패10홀드 평균자책점 2.95를 기록한 불펜의 핵심 투수 중 하나. 20명 이상 기준으로 할 때 팀 내 승계주자 실점률(22.7%)이 가장 낮은 투수도 권오준이다. 시즌 피안타율이 2할6리로 낮은데 주자있을 때 피안타율은 1할6푼9리로 더 낮아진다. 위기에 더 강해지는 전형적인 '강심장' 투수인 것이다.
특히 큰 경기에 강했다. 한국시리즈 통산 18경기에서 2승5홀드 평균자책점 1.88로 위력을 떨쳤다 권오준 특유의 탈삼진 이후 '어퍼컷' 세레머니는 삼성의 우승을 상징하는 장면 중 하나였다. 그런 권오준이 빠졌으니삼성으로서도 분명 타격이 있다. 2년차 중고신인 심창민이 분전하고 있지만, 큰 경기에서 권오준의 공백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이다.
하지만 삼성 선수들은 그의 피칭대로 피하지 않는 정면돌파의 정신을 새기며 대망의 한국시리즈 2연패에 단 1승만을 남겨놓고 있다. 비록 몸은 떨어져 있지만 마음은 삼성 선수들과 함께 하고 있는 권오준이다. 선수들의 동료애에 그의 존재가 새삼 빛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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