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욱이 말하는 울산, "우린 칼 아닌 철퇴 필요"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2.11.01 07: 06

"우리에게는 철퇴가 어울린다. 칼을 들면 안된다".
김신욱(24)의 한 방이 울산 현대에 승리를 안겼다. 김신욱은 지난달 31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서 열린 '2012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 부뇨드코르(우즈베키스탄)과 홈경기서 후반 8분 선제 결승골을 터트렸다. 김신욱의 활약에 울산은 2-0으로 승리, 1·2차전 합계 5-1로 사상 첫 챔피언스리그 결승행에 성공했다.
김신욱에게 고민이 많은 경기였다. 득점보다 경고에 대한 부담이 강했다. 2차전에서 경고를 받을 경우 결승전에 나설 수 없기 때문이다. 상대 수비수들과 몸싸움 빈도가 높으면서, 활동 반경이 넓고 전방에서부터 강한 압박을 시도하는 김신욱으로서는 어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김신욱은 "무엇보다 경고에 대한 걱정이 가장 컸다. 하지만 상대에게 티를 내지 않기 위해 최대한 숨기고 뛰었다. 하지만 수비를 강하게 할 수가 없었다"고 경기 뒷이야기를 전하며, "부담이 있었지만 골을 넣어 다행이다. 스트라이커인 만큼 골에 대한 부담감도 조금 있어서 열심히 뛰었다"고 덧붙였다.
결승골을 터트리며 올해 챔피언스리그 6호골을 터트린 김신욱이지만 득점왕에 대한 욕심은 접어둔지 오래다. 득점랭킹 1위가 12골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데다가 자신의 스타일이 득점왕과 거리가 멀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김신욱은 "난 득점왕보다는 팀에 희생을 하는 스타일이다. 일단 많이 뛴다. 득점왕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수비를 열심히 한다. 물론 당연히 골을 노리기도 한다. 하지만 다른 동료와 호흡을 맞추는 것이 더 좋다"면서 "특히 (이)근호형과 하피냐와 호흡이 좋다. 지금은 근호형과 하피냐와 호흡을 맞추는 것이 행복하고 영광스럽다"고 답했다.
자신의 스타일을 전한 김신욱은 울산의 축구에 대해서도 이야기 했다. 특히 지난 시즌 말미부터 울산에 붙여진 '철퇴 축구'에 대한 애정이 매우 높았다.
평소 경기 영상을 통해 울산은 물론 자신의 플레이를 많이 연구한다는 김신욱은 "울산이 약팀에 지는 경우가 있는데 항상 패스 축구를 하다가 진다. 우리에게는 철퇴가 어울린다. 칼을 들면 안된다"며 "한 방을 날리는 철퇴 축구가 우리에게 맞는다. 그대로 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자신이 철퇴의 중심이 되거나, 그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데 있어 자신감이 넘치기 때문에 가능한 말이었다.
김신욱은 부뇨드코르 수비진의 경기 영상을 10번 이상 봤다고 밝혔다. 이제 대망의 결승전까지는 열흘이 채 남지 않았다. 아마도 김신욱은 팀 훈련 외에 주어진 자신의 개인 시간 동안 어디선가 결승전 상대 알 아흘리(사우디아라비아) 수비진의 경기 영상을 되돌려 가며 결승전에서의 활약을 떠올리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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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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