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손남원의 연예산책] 미녀스타 차수연과 대형기획사 판타지오 나병준 대표가 오는 21일 양가 가족들만 참석하는 조촐한 결혼식을 올린다. 사귄 지 5년만에 사랑의 결실을 맺은 두 연인은 연예계에서 흔하디흔한 명품, 호텔, 웨딩업체, 여행사 협찬은 커녕 축의금을 받지않기 위해 청첩장조차 찍지 않았다.
판타지오는 지진희 염정아 하정우 주진모 정겨운 이천희 정경호 이천희 김성수 등 30여명의 스타 군단을 보유한 국내 최대 규모 기획사다. 싸이더스에서 매니저 생활을 시작한 나 대표는 탄탄한 연예계 인맥과 타고난 성실함을 바탕으로 판타지오를 매니지먼트 외에 '도가니' '김종욱 찾기' 등 영화 제작부터 음반 사업, 그리고 망고식스같은 프랜차이즈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알찬 회사로 키웠다.
그런 나대표와 차수연의 결혼이니만큼 대부분 연예 관계자들은 워커힐이나 신라호텔에서 톱스타와 유명인사들이 총출동하는 호화판 예식을 예상하고 연락을 기다렸다. 그러나 결혼식을 불과 20여일 앞둔 지금도 두 사람은 식장조차 잡지 않고 있다. 결혼날짜조차 가까운 동료와 회사 직원들에게 며칠 전 알렸다고 한다.

나 대표의 한 측근은 "양가의 가족 친지 30여명만 모여서 소박하고 작은 결혼식을 치르겠다는 나 대표와 차수연의 의지가 강력하다. 처음에는 양가 부모님을 설득하는데도 고생한 것으로 들었지만 이제는 다들 두 사람의 뜻을 존중하고 지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나 대표에게 섭섭함을 표시하는 스타들도 한 둘이 아니라고 한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나는 불러야 되는 것 아니냐" "결혼식에는 못가더라도 최소한 성의 표시는 하게 해달라"는 볼멘 소리들이 여기저기서 터져나오고 있다. 심지어 "무슨 문제 있어 비밀 결혼하는거냐"고 회사 직원들에게 되묻는 경우까지 생겼다.
이런 얘기를 듣고나서 기자도 측근에게 물었다. "화환이라도 하나 보내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되냐"고. 대답은 간단했다. "결혼을 어디서 하는지조차 모르고 신혼여행도 생략했다는 데 무슨 수로 보내게요?"
최근 연예계 스타들의 결혼은 웨딩업체들의 협찬 경연장으로 변질되는 경우가 자주 발생했다. 웨딩사진 보도자료를 특정 업체의 로고가 박힌 채로 보내고, 신혼여행 공항패션에 쓰는 조건으로 고가의 명품 의상과 가방 등을 제공받는 게 당연한 일로 여겨졌다. 또 얼마나 많은 연예인과 하객들이 결혼식에 오는 지를 자신의 인기척도인냥 과시하는 사례도 자주 목격됐다.
이런 사례로 봤을 때는 나 대표와 차수연의 결혼 방식이 이상한 나라의 괴상한 이야기로 들릴 게 분명하다. 실제로 "둘이 괜히 잘난 척 한다"고 수군거리는 연예가 뒷담화가 벌써 새어나오는 중이다.
연예기자를 하고 있지만, 연예계란 동네는 겪으면 겪을수록 희한한 곳이라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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