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광, "선방은 자부심과 쾌락의 원동력"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2.11.01 09: 25

"선방은 팀의 승리에 보탬이 되기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골키퍼가 자부심과 쾌락을 느끼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김영광(29)의 선방쇼에 울산 현대가 위기에서 벗어났다. 김영광은 지난달 31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서 열린 '2012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 부뇨드코르(우즈베키스탄)와 홈경기서 골키퍼로 선발 출전, 무실점으로 골대를 지켜냈다. 김영광의 활약에 울산은 2-0으로 승리를 거두고 1·2차전 합계 5-1로 결승전에 올랐다.
이날 김영광의 활약은 대단했다. 경기 초반 울산이 부뇨드코르의 거센 공세에 흔들리며 수 차례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김영광의 선방에 실점을 하지 않은 것이다. 특히 부뇨드코르의 공격수 살로모프의 전반 초반 잇달은 슈팅은 골이 돼도 할 말이 없을 정도로 날카로웠다.

김영광은 자신의 선방에 대해 "팀 승리에 보탬이 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선방은 골키퍼가 자부심과 쾌락을 느끼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팀이 위험한 상황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하지만 김영광은 이날 승리가 자신 때문은 아니라고 했다. 그는 "골키퍼가 잘 한다고 해서 팀이 승리하는 것은 아니다. 다른 선수들이 잘해서 내 활약이 빛나 보이는 것"이라고 승리의 공을 동료들에게 돌렸다. 이어 "스쿼드가 좋다보니 의지가 다르다. 경기장에 들어설 때부터 눈빛이 날카롭다. 특히 오늘은 죽어보자는 심정으로 임했다. 당연히 이길 수밖에 없는 경기였다"고 덧붙였다.
김영광의 신장은 183cm다. 김영광의 신장은 골키퍼를 비롯해 축구 선수들 사이에서도 큰 편에 속하지는 않는다. 특히 최근 190cm가 넘는 장신의 골키퍼들도 많은 상황에서 비교적으로 작은 신장은 수비 범위에서 불리한 평가를 받기도 한다.
이에 김영광은 다르다고 주장했다. "골키퍼는 키가 커야 한다. 물론 난 키가 크지 않다. 하지만 팔이 긴 축에 속한다. 190cm의 골키퍼들과 팔을 뻗어 비교하면 비슷하다. 중학교 때 키를 키우기 위해서 철봉에 1시간씩 매달려 있었다. 그런데 팔만 늘었다"며 웃음을 지어 보인 김영광은 "키가 작다보니 날 잘 모르는 공격수들은 방심하고 슈팅을 한다. 하지만 그럴 경우 내 수비 범위 안에 들어 온다"고 말했다.
최근 김영광은 유독 좋은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시즌 K리그 29경기에 나서서 29실점으로 막고 있는 것이 그 증거다. 2007년(36경기 26실점)과 2008년(33경기 33실점)에 이어 최고의 기록이다. 김영광은 자신의 상승세를 딸 가율(2)이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영광은 "언제나 딸과 아내에 대한 생각을 하면 가슴이 뭉클해지고 경기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된다. 특히 그라운드에 나가기 전에 딸의 동영상을 보면 집중력과 책임감이 한층 높아진다. 딸이 아무래도 복덩이인 것 같다"면서 "아빠의 마음으로 선방을 펼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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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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