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벼랑끝 SK’, 6차전 총동원 시나리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2.11.01 10: 34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앞을 내다본 전술도 필요 없다. 6차전에서 모든 것을 쏟아 부어야 하는 SK다.
SK는 지난달 3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1-2로 졌다. 아쉬운 패배였다. 공·수 양면에서 SK답지 않은 모습이 속출하며 승리의 기회를 스스로 차 버렸다. 공격에서는 4·7·9회에 추가점을 낼 수 있는 기회를 번번이 놓쳤고 수비에서는 0-1로 뒤진 3회 실책성 플레이로 추가실점의 빌미를 줬다. 1-2로 뒤진 9회 무사 3루에서 동점을 만들지 못한 것은 이날 SK의 경기력을 상징적으로 요약하는 장면이었다.
이제 SK는 시리즈 전적 2승3패의 벼랑 끝에 몰렸다. 팀 전체가 심리적으로 쫓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만 5차전에서 소득이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다. 선발 윤희상이 또 한 번 7이닝 1실점 2실점(1자책) 호투로 제 몫을 했다. 1차전과 마찬가지로 팀 내 투수들을 아낄 수 있었다. 6차전 총력전의 발판은 마련한 셈이다.

이만수 SK 감독은 5차전에 앞서 “총력전을 벌이자니 삼성에 비해 던질 투수가 없다. 남은 경기도 생각해야 한다”라고 했다. 그러나 6차전은 사정과 여건이 모두 달라졌다. 상황에 따라 가용인원들이 모두 들어가는 전술을 그려봄직 하다. 아직 확정되지 않은 7차전 선발을 제외한 모든 투수들이 대기할 전망이다.
SK의 투수 총동원령은 크게 두 가지 시나리오로 압축된다. 먼저 선발 마리오가 그럭저럭 5이닝 이상을 버티는 시나리오다. 리드를 잡고 있다면 곧바로 송은범이 마운드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이어 박희수 정우람으로 이어지는 것이 SK로서는 가장 이상적인 그림이다. 이만수 감독은 “송은범 박희수 정우람이라면 능히 4이닝을 합작할 수 있다”고 믿음을 드러냈다.
반대로 마리오가 조기에 무너질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SK는 2차전에서 마리오의 조기 강판에 대비하지 못했다가 손도 써보지 못하고 경기를 내줬다. 당시 교훈이 있는 만큼 이번 경기는 롱 릴리프 요원들이 1회부터 대기할 전망이다. 일단 송은범 채병룡이 급한 불을 끄기 위해 나선다. 송은범 채병룡의 몸이 덜 풀린 상황이라면 최영필이 먼저 마운드에 오를 수도 있다.
변수는 박정배와 엄정욱의 몸 상태다. 정규시즌에서 필승조 몫을 했던 두 선수는 포스트시즌 들어 몸 상태가 좋지 않다. 모두 어깨에 문제가 있다. 박정배는 아직 회복 단계고 엄정욱은 SK에서 한국시리즈 마운드를 밟지 못한 유일한 선수다. 불펜 경험이 있고 상황에 맞게 몸을 빨리 풀 수 있는 선수들인 만큼 전력에 가세한다면 쏠쏠한 보탬이 될 수 있다. 투수 교체로 상대 흐름을 끊어야 하는 SK로서는 선수가 많으면 많을 수록 좋다.
한편 2차전에서 장원삼의 공을 공략하지 못한 타선은 기존 골격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2차전 당시에는 이재원 모창민 김성현 등이 ‘장원삼 저격수’로 나섰지만 성과는 없었다. 다만 좌완에 강했던 이재원, 박정권을 외야로 돌림으로써 자리를 만들 수 있는 모창민은 SK가 비장의 카드로 끝까지 만지작거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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