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잡을 수 있을까.
롯데 자이언츠 홍성흔, 김주찬(이상 외야수), 강영식(투수)은 올 시즌이 끝난 뒤 FA 자격을 얻게 된다. 홍성흔은 두 번째 FA 자격 획득하고 김주찬과 강영식은 데뷔 첫 FA 권리를 행사할 예정. 셋 중 한 명이라도 놓친다면 내년 시즌 전력 구상에 빨간 불이 켜질 가능성이 높다.
올 시즌 4번 중책을 맡았던 홍성흔은 올 시즌 113경기에 출장, 타율 2할9푼2리(390타수 114안타) 15홈런 74타점 48득점을 기록했다. 지금껏 보여줬던 홍성흔의 활약에 비해 다소 아쉬움이 남을 수 있지만 선수로서 상품 가치는 최상급에 가깝다.

홍성흔의 뛰어난 실력은 이미 검증받았다. 그리고 선수단을 이끄는 능력은 단연 돋보인다. 팀 분위기 쇄신을 꾀하는 일부 구단에서는 홍성흔을 영입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주찬은 FA 최대어 가운데 한 명이다. 30대 초반의 젊은 나이에 40도루 이상 가능한 검증된 1번 타자. 게다가 오른손 외야 요원의 희소 가치가 높아져 김주찬의 몸값도 폭등할 전망이다.
강영식 또한 매력적인 좌완 계투요원. 올 시즌 2승 10홀드(평균자책점 3.89)를 거둔 강영식은 SK와의 플레이오프에서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과시했다.
롯데 배재후 단장은 "팀내 FA 선수는 모두 잔류시킬 것"이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지만 현재 분위기는 '맑음'보다 '흐림'에 가깝다. 해마다 롯데는 협상 과정에서 잡음을 일으켰다. 프로 선수들은 성적으로 보여주고 금전적인 부분으로 보상받는다. 어설픈 정에 호소하는 것은 오히려 협상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조건 차이보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데 실패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더욱이 양승호 감독이 물러난 점도 FA 선수들의 잔류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30일 양 감독이 선수단과 작별 인사를 나눈 뒤 운영팀 실무 책임자가 선수단 미팅을 소집했다. 양 감독의 퇴진에 대한 아쉬움이 크겠지만 다시 한 번 뭉쳐보자는 식으로 독려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양 감독이 물러나게 된 건 너희들 때문이다. 너희들이 기자들에게 함부로 말해 그렇게 됐다. 앞으로 말조심하라"고 질타했었다고 한다. 가뜩이나 가슴에 큰 상처를 입은 선수들에게 다시 한 번 대못을 박은 격이었다.
과연 이러한 분위기 속에 잔류를 원하는 선수는 몇 명이나 될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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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흔-김주찬-강영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