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6] 선취점은 필승, 승부처는 '밥상 싸움'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2.11.01 11: 19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도 '선취점=필승' 공식이 이어졌다. 2010년부터 3년 연속 한국시리즈에서 맞붙고 있는 삼성과 SK의 맞대결에서 선취점을 내고도 역전패를 당한 건 2010년 한국시리즈 2차전 삼성이 마지막이었다.
벌써 14번 한국시리즈 맞대결을 벌인 두 팀, 선취점을 내고도 진 건 단 한 번이다. 먼저 점수를 낸 팀이 승리를 거둔 확률은 무려 93%에 이른다. 지난 달 31일 한국시리즈 5차전도 마찬가지였다. 삼성은 1회 상대선발 윤희상의 폭투로 선취점을 냈고, 이 점수를 끝까지 잘 지켜내 2-1로 신승을 거뒀다. 우승까지 삼성이 남겨둔 승리는 단 1승, 반면 SK는 2연승을 해야한 한다.
1일 잠실구장에서 열릴 두 팀의 한국시리즈 6차전도 선취점 싸움이 될 가능성이 높다. 두 팀 모두 불펜이 강력하기에 역전을 노리기는 쉽지 않다. 가장 간단한 승리방정식은 먼저 점수를 올린 뒤 상대 타선을 틀어막는 것이다. 지난 5번의 한국시리즈 모두 같은 양상으로 경기가 흘러갔다.

결국 선취점의 키를 쥐고있는 건 테이블세터다. 양 팀의 1번 타자와 2번 타자가 '밥상'을 잘 차려야만 선취점이 나올 확률이 비약적으로 증가하는 것이다. 5차전 삼성의 선취점도 테이블세터에서 시작됐다. 1회 1사 후 정형식이 좌전안타로 출루했고 이승엽의 안타가 이어져 3루를 밟았다. 주자가 3루에 나가자 SK 선발 윤희상은 부쩍 흔들렸고, 포크볼 제구가 말을 듣지 않아 폭투가 나왔다. 이때 정형식이 홈을 밟았는데 이날 경기의 결승점이었다.
삼성은 6차전에서 1번 배영섭-2번 정형식으로 테이블세터를 꾸릴 게 확실시된다. 한국시리즈에서 쾌조의 타격감(17타수 6안타 타율 .353)을 보여주고 있는 배영섭은 주루 능력까지 갖춰 일단 출루하면 상대에 위협이 되는 선수다. 5차전은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지만 잘 맞은 타구를 계속 만들어 내 감각은 살아있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 정형식 역시 빠른 발로 상대 배터리를 흔드는 선수다. 5차전 승리 뿐만 아니라 1차전 승리도 1회 정형식의 출루부터 시작됐다.
일단 삼성은 테이블세터가 밥상을 차리면 컨디션이 좋은 중심타선이 해결사로 나선다. 3번 이승엽은 한국시리즈에서 불방망이(18타수 7안타 1홈런 4타점)를 휘두르고 있고, 박석민 대신 4번에 배치된 최형우는 타율은 낮지만(19타수 3안타) 홈런 2개로 양 팀 합해 최다 타점인 8타점을 쓸어담고 있다.
SK도 1번 정근우-2번 박재상 테이블세터가 그대로 나올 것으로 보인다. 정규시즌 부진을 털고 포스트시즌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정근우는 20타수 7안타 타율 3할5푼을 기록 중이다. 다만 5차전에서 4타수 무안타로 잠시 주춤했다. 4차전에서 결정적인 홈런을 기록했던 박재상은 19타수 3안타, 타율 1할5푼8리로 주춤하지만 일단 출루하면 위협적인 주자다.
SK 중심타선 역시 쾌조의 타격감을 뽐내고 있다. 3번 최정은 타율 4할(20타수 8안타 1홈런 3타점)로 양 팀 최고 타율을 기록 중이며 이호준도 타율 2할9푼4리(17타수 5안타 1홈런 5타점)를 기록 중이다.
양 팀 모두 중심타선 컨디션이 좋기 때문에 테이블세터가 출루만 하면 득점 확률이 높다. 선취점이 곧 승리로 이어지고 있는 한국시리즈, '밥상 싸움'에서 승리를 거둘 쪽은 어디가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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