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가을 이별에 대처하는 우리 ‘가요’들의 방식
OSEN 박지언 기자
발행 2012.11.01 15: 41

[OSEN=박지언 인턴기자] 낙엽 지는 가을은 아픈 이별을 노래하기 좋은 날씨다. 유난히 빨리 쌀쌀해진 날씨에 맞춰 다양한 장르의 이별노래들이 가요계에 대거 등장했다.
1일 정오 주요 음원 차트에서는 4일째 1위를 지키고 있는 이하이를 필두로 케이윌, 에일리, 어반자카파의 음원이 10위권 안에 자리 잡고 있다. 또한 이날 정오에는 이기찬과 김종국의 따끈따끈한 신곡이 발표됐다. 이들의 공통점은 이별을 다룬 노래라는 것. 현재까지 공개된 이별 노래들은 세 가지의 패턴을 가지고 진행됐다.
◆ 우리의 이별을 믿을 수 없어 '순애보형'

이별 노래는 일단 슬픈 감상적인 멜로디가 대세다. 지난달 11일 발표한 케이윌의 '이러지마 제발'은 발표와 동시에 음원 차트 정상을 '올 킬'하며 이별노래 전성시대의 서문을 열었다. '이러지마 제발'은 사랑하는 여자와의 이별을 예감하고, 이별 후 붙잡는 순간의 애절함을 담아냈다. 잔잔하게 시작돼 클라이맥스에서 폭발적인 감정을 쏟아내는 케이윌의 보이스와 직설적인 가사가 어우러져 이별을 막는 남자의 심리를 효과적으로 표현했다.
◆ 그때 우리가 사랑했었지 ‘회상형’
‘회상형’에서는 특히 실제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별 당시의 상황과 감정을 솔직하게 고백하는 경우가 많다. 어반자카파의 정규 2집 '02'는 수록곡 전부가 실제 이별 경험을 바탕으로 쓰였다. 타이틀곡 '똑같은 사랑 똑같은 이별'은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후 연애에 대해 갖게 되는 강렬한 회의감을 다뤘다.
또한 1일 공개된 이기찬의 미니앨범 '콘빈스 마이셀프(Convince Myself)'의 타이틀곡 '새벽 1시'도 그가 1년 동안 교제했던 여자 친구와 헤어졌던 지난 4월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이별 노래다. 그는 2~3개월 후 감정이 정리될 때쯤, 가장 감상적인 새벽 1시에 헤어진 연인을 떠올리는 순간을 가사로 적어, 수많은 이별 경험자들의 공감대를 형성했다. 
◆ 이별 앞에서 당당하다 '쏘쿨형'
‘순애보형’과 ‘회상형’의 노래가 이별 후 쓸쓸한 감정을 노래했다면 ‘쏘쿨형’에서는 이별을 요구하거나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에일리의 ‘보여줄게’는 디스코 록 장르의 곡으로 떠난 여인에게 더 멋진 모습의 나를 보여 줘 후회하게 하겠다는 마음을 표현한 곡이다. 이별에 상처를 받은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었을 독기 품은 마음을 빠른 템포의 곡으로 표현해 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하이의 ‘원 투 쓰리 포’는 강한 여자의 진수를 보여주는 곡이다. “비참하게 굴지 말고 사라져, 다 잊어 달라”는 가사는 이별에 대처하는 쿨한 여자의 마음을 대변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음원이 공개된 이후 ‘원 투 쓰리 포’는 국내 음원 차트에서 4일째 1위를 차지하면서 가요계의 이별 열풍을 이끌고 있다.
김종국이 3년 만에 발표한 정규앨범 타이틀곡 ‘남자가 그렇지 뭐’는 이제껏 불러온 착한 노래와는 사뭇 다르다. 연애 초기의 마음과 다르게 사랑이 식어버린 남자의 마음을 구차한 변명이 아니라 “남자가 다 그렇지 뭐, 나라고 다르겠니”라며 차갑게 내뱉는다. 애잔하게 이어지는 한 남자의 변명은 이별을 준비하는 남성들의 심정을 대변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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