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수 SK 감독을 비롯한 선수단은 물론 프런트까지 “우리는 반드시 7차전에 간다”라는 자기암시를 걸고 있다. 한국시리즈를 최종전까지 끌고 가려는 SK가 배수의 진을 쳤다.
3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진 SK는 이제 벼랑 끝에 몰렸다. 한 번만 더 지면 2년 연속 준우승에 머문다. 게다가 경기 전망도 썩 밝지는 않다. SK는 전날 패배의 아쉬움이 짙게 남아있다. 안 줘도 될 점수를 폭투와 실책으로 줬고 세 차례의 추가점 기회를 모두 놓쳤다. 특히 9회 무사 3루의 절호의 기회에서 끝내 오승환을 넘지 못하고 진 것은 적잖은 충격이 있을 법하다.
또 선발의 무게감도 다소 처진다. 삼성 선발은 2차전에서 6이닝 1실점의 호투를 펼쳤던 시즌 다승왕 장원삼이다. 반면 SK는 2차전에서 최형우에게 만루홈런을 허용하고 무너진 마리오가 선발로 나선다. 하지만 이만수 SK 감독은 “흥행을 위해서라도 우리는 반드시 7차전에 가야 한다”며 전의를 불태웠다.

이 감독은 “사실 7차전도 생각하지 않고 있다. 무조건 오늘 이겨야 한다”고 총력전을 예고했다. 뒤는 생각하지 않고 당장 닥친 6차전에만 집중하다는 뜻이다. 이 감독은 “일단 투수는 모두 대기한다”라고 했다. 5차전 선발이었던 윤희상, 4차전 선발로 나섰던 김광현 정도를 제외하면 모두 불펜 대기할 것으로 전망된다. 선발 마리오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없는 만큼 여차하면 송은범 채병룡 등 가진 자원을 모두 쓸어 넣겠다는 전략이다.
타순에도 변화를 줬다. SK는 이날 모창민을 선발 1루수 겸 6번 타자로 투입했다. 상대 선발이 좌완 장원삼임을 감안한 조치다. 주로 6번을 친 김강민이 5번으로 올라가고 대신 5번을 쳤던 박정권이 7번으로 내려왔다. 이 감독은 “박정권의 부담을 조금 덜어주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김강민과 모창민은 2차전에도 같은 이유로 각각 5번 배치, 선발 출장했으나 당시는 성적이 좋지 못했다. 김강민은 3타수 1안타, 모창민은 2타수 무안타였다. 이번에는 다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이 감독은 선발 마리오에 대해서도 “어제부터 자기가 이긴다고 큰 소리 치더라”라면서 필요할 수도 있는 7차전 선발에 대해서는 “모르겠다. 오늘 안 나온 선수 중 하나가 되지 않겠느냐”라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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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