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경기 동안 모두 홈 팀이 이겼다. 그래서 단 한 번도 9회말을 치르지 못한 시리즈. SK 와이번스의 좌완 에이스 김광현(24)이 9회말 실종 시리즈를 6차전까지 잇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지난 10월 29일 4차전에서 5이닝 1실점 호투를 펼치며 팀 승리를 이끌었던 김광현은 1일 잠실에서 6차전을 앞두고 “오늘 이겨서 7차전 꼭 갔으면 좋겠어요. 그래도 날씨가 추우니 수비는 짧게 하고 공격은 길게 가는 쪽으로 해서요”라며 웃었다.
그와 함께 김광현은 “이번 5경기 동안 다 9회말이 없었잖아요”라며 이번 한국시리즈가 9회말 실종 시리즈였음을 이야기했다. 지난 10월 24일부터 31일까지 치른 삼성과 SK의 한국시리즈는 모두 홈 팀이 이기는 시리즈였다. 잠실 중립경기 5차전에서 말 공격을 맡은 삼성은 이낭 9회초 무사 3루 위기에 몰렸으나 마무리 오승환을 앞세워 2-1로 신승했다.

“어제(10월 31일) 너무 아쉬웠어요. 7회랑 9회가 특히. 그런데 이번 시리즈 동안 9회말을 한 번도 치르지 않았잖아요. 그래서 지는 날에는 왜 이렇게 경기 빨리 끝나나 어안이 벙벙하기도 하고”.
반대로 생각하면 초 공격을 맡은 원정팀이 모두 확실한 기선제압에 실패한 경기를 펼치며 패배를 자초했다는 것과 같다. 1회초 공격에서 득점에 성공한 경기가 5경기 중 단 한 번도 없었다. 3차전 SK가 1회말 선취점을 뽑은 뒤 1-6으로 역전당했다가 12-8로 재역전승을 거둔 것을 제외하면 그만큼 선취점이 중요한 시리즈로도 볼 수 있다.
그만큼 김광현은 6차전까지는 ‘9회말 실종 시리즈’가 이어지길 바랐다. 그리고 김광현은 자리를 떠나며 한 마디를 덧붙였다. “그리고 9회말 없는 릴레이가 7차전에서 깨졌으면 좋겠어요”. 순번 상 7차전까지 시리즈가 치러질 경우 SK는 초 공격을 맡는다. 9회말이 없는 2012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도 그 법칙이 이어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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