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이야말로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들'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2.11.01 17: 37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KBS 2TV 드라마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란 타이틀은 그야말로 가을 스크린을 두고 하는 말 같다. 섹시한 매력으로 여자를 헤집어놨던 옴므 파탈들 대신 한 여자에 대한 깊은 사랑으로 온갖 고난과 역경을 감내하는 순정남들이 대세다.
지난 달 25일 개봉한 영화 '강철대오: 구국의 철가방'의 김인권은 짝사랑하는 그녀 때문에 정체성마저 흔들린다. 외모도 스펙도 부족한 평균 미만의 중국집 배달원이 혁명 투사로 변신하는 것.
영화에서 대오(김인권)는 배달 그릇에 매번 감사 쪽지를 남기는 여대생 예린(유다인)을 짝사랑하게 되고, 고백하기 위해 그녀의 생일 파티에 갔다가 얼떨결에 대학생들의 민주화 운동에 휘말린다. 예린과의 사랑이 쉽지 않음을 알면서도 '불가능한 것을 이루는 게 혁명'이라는 마음으로 자신의 사랑을 이루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예린을 위해 온 몸을 던질 뿐만 아니라 끝없는 희생까지도 마다하지 않는 남자주인공을 보면 웃음이 팡팡 터지다가도 울컥하는 마음이 솟아오른다.

지난 달 18일 개봉한 '용의자 x'의 주인공 석고(류승범)는 짝사랑하는 여인(이요원)을 지켜주기 위해 알리바이를 만들고, 끝내는 자신이 용의자가 되는 헌신적인 사랑으로 감탄까지 자아낸다.
사랑하는 여인을 대신해 감옥에 들어가는 천재수학자 석고는 단지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이유로 자신의 모든 두뇌를 사용해 헌신한다. 특히 방은진 감독에 의해 재탄생한 '용의자 X'는 원작보다 미스터리에 힘을 뺀 대신 감정선을 훨씬 섬세하고 풍부하게 다듬어 석고 캐릭터에 몰입감을 높인다.
진짜 '착한남자'의 주인공 송중기는 31일 개봉한 '늑대소년'을 통해 순정남의 절정을 보여준다. 위험한 존재 늑대소년 철수(송중기)는 우연히 만나 자신을 보살펴주는 소녀(박보영)에게 사랑을 넘어 충성을 바친다. 늑대소년에게 소녀는 세상 모든 것이자, 자신의 존재 이유가 된다.
영화 속에서 자신을 위험한 존재로 여기는 사람들에게 쫓기는 위험한 상황에서도 소녀의 말만 따르는 늑대소년의 모습은 보는 이들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남성 관객들에게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여성관객들에게 영화 속 송중기는 판타지 그 자체다.
이 순정남들은 직업이나 시대, 대상이 모두 달라 다양한 재미를 준다. 이들이 너무 착해 해피 엔딩마저도 눈물겹다.
nyc@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