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규의 키다리 아저씨가 되어주세요"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2.11.01 18: 40

대구FC, 대한 적십자가 함께하는 나눔 프로젝트
대구FC는 대한적십자와 함께 오는 4일 전남과의 홈경기를 시작으로 11월 한 달 홈경기동안 한 소년의 밝은 성장과 미래를 응원하기 위한 특별 행사를 실시한다.
지난달 31일 오후 대구FC 관계자는 대한적십자 대구지사에서 장민규(13) 군을 처음 만났다. 장 군은 현재 지적장애를 가지고 있으며 간질 증상도 있다. 현재 장 군의 가족의 수입은 어머니가 아르바이트로 벌어들이는 수입과 정부에서 지원해주는 기초수급수당이 전부다.

하지만 어머니 여은자 씨(40)는 이야기를 나누는 내내 밝은 표정이었다. "TV나 주위를 보면 저희보다 더 어려운 환경에 처해있는 분들도 많은데 도리어 죄송스럽다"고 타인을 먼저 생각하는 모습을 보였다. 여 씨가 밝게 힘을 낼 수 있는 원동력은 바로 장 군이었다.
"태어난 지 8개월이 됐을 때 장 수술을 했어요. 다행히 쾌유했지만, 이후 경기를 일으키더라고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경기를 일으키던 게 뇌세포를 자극해 지적장애로 이어진 것 같아요".
처음에는 우리 아이가 특수한 상황에 처하게 된 걸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어머니의 마음은 그런 것이니까. 하지만, 곧 현실을 받아들어야 했다. 남편과는 이 무렵 헤어지면서 홀로 장 군을 키우며 생활고에 시달려야 했다.
"처음에는 너무 힘들었어요. 아이를 때어 놓고 살고 싶다는 생각도 했죠. 실제로 민규와 잠시 동안 떨어진 적도 있었어요. 남편에게 아이를 맡겼는데 지나고 나니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 다시 아이를 데려왔죠. 그 이후로는 한 번도 떨어져 산적이 없어요".
홀로 아이를 양육 하던 초창기에는 생활고 등의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다.
"처음엔 일을 하면서 아이를 키워야 하니까 옆에서 아이를 보살펴줄 겨를이 없었어요. 일을 하게 되면 저녁 6~7시까지는 애가 혼자 있어야 되는 것도 문제였고, 저 스스로도 이런저런 스트레스로 힘들었어요".
고민 끝에 여 씨는 직장을 그만두고 장 군과 함께 있는 시간을 택했다. 그 이후 장 군의 가족에게는 행복이 찾아왔다.
"직장을 그만두고 정부 지원프로그램을 신청하면서 기초수급수당을 받게 됐어요. 하지만, 예전에 맞벌이를 하면서 민규를 양육할때보다 힘들지 않아요. 요즘에는 정부 복지 프로그램 중 특수아동들을 지원하는 교육 프로그램과 문화 지원 프로그램들이 있더라고요. 저도 민규 덕분에 이런 혜택을 누리고 살아요. 그래서 너무 지금 하루하루가 행복합니다".
"무엇보다 가장 좋은 건 민규와 매일 함께 있다는 거예요. 민규와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민규 상태가 많이 좋아졌어요. 다른 아동들에 비해서도 양호한 편이래요. 또한 대개 지적장애가 있는 아동들은 일반인들보다 더 부모와의 연대감이 깊고 그만큼 사랑표현도 많다고 하더라고요. 또 직업훈련을 통해 직업을 가지게 되면 부모 봉양을 가장 우선시한다고 하고요".
"민규도 그래요. 제 표정만 보면 제가 지금 기분이 어떤지 금방 알아요. 그래서 '엄마 아파?', '엄마 슬퍼?', '엄마 사랑해' 같은 감정표현을 항상 하거든요".
장 군의 엄마라 행복한 여 씨지만 고민도 있다. 바로 장 군이 성인이 된 이후 발생할수 있는 문제다.
"정부에서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은 아동들이 미성년자인 18세까지만 해당됩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나면 더 이상의 지원이 없는데요. 직업 프로그램을 통해 교육을 받았지만 취업을 하지 못한 아이들은 집에서 자고 가만히 있는 생활을 하게 되요. 그러다보면 결국 다시 퇴화된다고 하더라고요".
"우리 민규는 이제 6년 남았어요. 민규를 포함한 특수한 환경에 있는 아이들이 성인이 되고도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생활공동체가 있으면 좋겠는데 쉽지가 않네요".
이야기를 나누던 내내 타인을 배려하던 여 씨는 만남이 끝날 무렵 또 한 번 이 말을 잊지 않았다.
"더불어 가는 세상이라고 하잖아요. 이렇게 도와주시는 분들이 있었기에 저도 지금까지 어려운 과정을 하나하나 이겨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저는 비교적 젊은 나이다 보니 이렇게 정부의 지원 프로그램을 찾아보고 그 혜택을 받을 수  있었는데 나이가 드신 분들은 그러지 않은 분들도 많아요".
"저보다 힘든 환경에서 살아가는 분들이 정말 많은데 그분들에게도 많은 도움과 혜택이 돌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장 군과 인연을 맺은 대구FC는 밝은 성장을 돕고 그 미래를 응원하기 위해 오는 4일 오후 3시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전남전 홈경기를 시작으로 11월 한 달 경기 동안 다양한 행사를 통한 성금 모금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전남전에서는 적십자와 함께 모금행사를 갖고, 당일 머플러 판매 수익 전액을 성금에 보탠다.
또한 남은 홈경기 동안 선수 애장품 판매, 특별 바자회 행사 등을 열어 성금을 모금하는 등 훈훈한 11월을 만들고자 한다.
대구FC 미드필더 송창호는 "대구FC는 올 시즌 재능 기부 등 다양한 지역사회 공헌활동을 통해 지역에 환원하고 있다. 항상 경기장을 찾아와 성원을 보내주시는 팬분들 모두가 소중하지만 11월 한 달 동안은 특히나 장 군을 위해 홈경기를 준비하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하겠다. 대구FC를 사랑해주는 모든 분들이 함께 마음을 모아 따뜻한 정을 나눴으면 한다"고 밝혔다.
▲성금계좌 : 대구은행 035-12-001847(예금주 : 대한적십자사 대구광역시자(남성희))
▲기부금 영수증 발급 방법 : 입금 후 적십자 사회협력팀(573-2455)로 전화 문의
what@osen.co.kr
대구F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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