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6] 윤희상의 ‘희생 역투’, 결국 물거품 되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2.11.01 20: 53

1일 한국시리즈 6차전을 앞두고 이만수 SK 감독은 한 선수에게 “미안하다”라고 했다. 그 선수는 포스트시즌 들어 매 경기 호투했지만 승리를 챙기지 못한 윤희상(27)이었다. 결국 윤희상의 희생은 빛을 발하지 못한 채 물거품이 됐다.
윤희상은 이번 포스트시즌 들어 가장 불운한 선수였다. 총 3경기에 나서 모두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으나 단 1승도 따내지 못했다. 롯데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는 불펜의 난조로 승리를 날렸고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는 8이닝 완투(3실점)를 했지만 패전투수가 됐다. 31일 5차전에서도 7이닝 2실점(1자책점)으로 호투했으나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하고 또 패배를 떠안았다.
사실 SK가 한국시리즈에서 이만큼 버틸 수 있었던 것도 윤희상의 희생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윤희상은 1차전에서 완투패를 기록했다. 플레이오프 5경기를 거치며 마운드 소모가 컸던 SK로서는 비록 졌지만 한숨을 돌릴 수 있는 계기였다. 그렇게 1·2차전에서 마운드 체력 소모를 최소화한 SK는 3·4차전에서 반격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다. 송은범 박희수 정우람 등 충분히 휴식을 취한 SK 필승조는 팀의 승리를 든든하게 지켰다.

5차전에서도 초반 실점을 하긴 했지만 중반부터 안정을 되찾으며 7이닝을 버텼다. 6차전에 대비해 송은범 채병룡 등 중간계투요원들을 아낄 수 있는 밑바탕이 됐다. 비록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지만 자신의 임무를 완벽하게 한 윤희상이었다. 하지만 이런 윤희상의 맹활약에도 불구하고 팀은 6차전에서 0-7로 무너지며 2년 연속 준우승에 머물렀다.
그러나 윤희상은 올 시즌을 통해 SK 마운드의 구심점으로 확실한 인상을 남겼다. 첫 풀타임 선발임에도 불구하고 10승을 거뒀고 전구단 상대 승리투수라는 값진 성과도 거머쥐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맹활약함에 따라 새로운 에이스로서의 가능성까지 선보였다. SK의 시즌은 비록 아쉽게 마무리됐지만 윤희상이라는 대들보를 마련했다는 점은 큰 성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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