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V6] 박석민, 무한 신뢰에 'V결정타'로 보답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2.11.01 20: 54

참 힘들었다. 장난기 가득한 그의 얼굴에 미소가 사라진지 오래. 아파도 참고 뛰었지만 돌아오는 건 비난 세례 뿐. 모든 걸 내려 놓고 싶다고 말할 만큼 힘겨웠다. 그깟 공놀이가 뭐길래. 삼성 라이온즈 '신(新) 해결사' 박석민(27, 내야수)의 이야기다.
올 시즌 삼성의 중심 타선을 이끌었던 박석민은 정규 시즌이 끝날 무렵 갈비뼈에 실금이 가는 부상을 입었다. 통증 탓에 방망이를 제대로 휘두르지 못했다. "괜찮냐"는 물음에 고개만 끄덕였다. 그는 '부상 투혼'이라는 표현을 썩 좋아하지 않는다. "뛸 수 있다면 최선을 다해 뛰어야 한다"는 게 박석민의 말이다.
그의 방망이는 침묵을 지켰다. 정확히 말하자면 제대로 휘두르지 못했다. 5차전까지 타율 7푼1리(14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 4번 중책을 맡았던 박석민은 5차전부터 6번 타자로 나섰다.

"박석민이 훈련량이 부족한 데다 부담을 많이 느끼는 것 같다. 타격 훈련을 지켜봤는데 괜찮아 보였다. 6번 타순에서 편하게 칠 수 있을 것이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박석민의 어깨 위에 있는 무거운 짐을 덜어 줬다.
박석민은 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속죄 투런 아치를 터트렸다. 이날 삼성의 6번 3루수로 선발 출장한 박석민은 1-0으로 앞선 4회 큼지막한 대포를 작렬했다.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할 만큼 제대로 맞았다. 한 편의 드라마 만큼이나 감동적인 한 방이었다. 4회 1사 후 박한이가 우전 안타로 포문을 열었다.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선 박석민은 SK 외국인 선발 마리오 산티아고의 4구째 슬라이더(134km)를 잡아 당겨 120m 짜리 좌월 투런 아치로 연결시켰다. 박석민은 두 손을 번쩍 들며 기쁨을 표시했다.
삼성은 박석민의 투런 아치를 비롯해 4회에만 6득점하며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지었다. 삼성은 2년 연속 SK를 꺾고 한국시리즈 정상 등극의 기쁨을 맛봤다.
박석민의 모습은 10년 전 이승엽의 모습과 흡사했다. 당시 LG와의 한국시리즈에서 20타수 2안타로 극심한 부진에 빠졌던 이승엽은 6차전서 9회 극적인 동점 스리런을 터트려 우승을 이끌었다.
박석민 또한 부진의 아쉬움을 떨쳐내는 드라마틱한 홈런을 때려 한국시리즈 2연패에 큰 공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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