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가 한국시리즈 2연패의 대업을 달성했다. 삼성은 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한국시리즈 6차전서 7-0으로 승리, 2년 연속 정상 등극의 기쁨을 만끽했다.
지난해 사상 첫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 삼성은 올 시즌 1강 후보로 평가받았다. 출발은 좋지 않았다. 삼성은 4월 7일부터 대구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정규시즌 개막 2연전 모두 패했다. 개막 후 10경기째를 치른 4월 19일 현재 삼성은 3승 7패로 단독 7위까지 추락했다. 결국 4월 한달간 7승10패, 4할1푼2리를 기록했다.
시즌 초반에 투타 모두 부진했다. 20경기를 치른 5월 4일 현재 팀 평균자책점 4.41, 팀타율 2할3푼7리로 예년에 한참 못미치는 성적이었다. 삼성은 5월 15일 현재 14승1무14패로 5할 승률을 회복했다. 하지만 그후에도 5할 승률을 뛰어넘지 못한 채 제자리 걸음이 반복됐다.

6월 16일이 돼서야 29승1무27패로 시즌 처음으로 5할 승률에서 '플러스 2승'을 기록했다. 삼성은 6월 20일 현재 30승2무28패로 중간순위 4위로 뛰어 올랐다. 차츰 성적을 끌어올렸고 7월1일 현재 37승2무30패로 승률 5할5푼2리를 기록하며 드디어 시즌 처음으로 단독 1위가 됐다.
그후 7월 7일 현재 롯데에 0.5게임차로 하룻동안 1위를 넘겨준 걸 제외하면 7월 8일 1위로 복귀한 뒤 줄곧 선두를 지켰다. 삼성은 7월 한달간 14승3패, 승률 8할2푼4리로 정규시즌 우승의 기반을 마련했다. 8월 초에는 두산에게 1.5게임차로 쫓긴 적도 있지만, 8월 17일부터 두산과의 잠실 3연전을 모두 이기며 추격을 차단했다.
9월 들어서는 롯데가 3게임차로 따라붙기도 했지만 삼성은 9월에 치른 롯데와의 맞대결 5경기를 모두 이기며 추격을 불허했다.

2년 연속 정규시즌 우승은 안정된 선발진이 밑바탕이 됐다. 장원삼과 배영수, 탈보트와 고든 등 4명의 선발 투수가 선발 10승 이상을 기록했다. 선발승을 기준으로 10승 이상 투수 4명이 나온 건 한국프로야구 통산 4번째 대기록이다. 삼성은 1993년에 이어 두번째로 이 같은 기록을 세웠다.
오승환을 정점으로 한 불펜진이 시즌 초반에 다소 흔들렸지만 이내 제 자리를 찾았고 시즌 막판까지 굳건한 모습을 보여줬다.
타선에서는 국내 무대로 복귀한 이승엽이 시즌 초중반까지 기둥 역할을 했다. 지난해 홈런왕을 차지한 최형우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이승엽과 함께 박석민이 중심타자 역할을 해주며 타선을 이끌었다. 이밖에도 새로운 백업포수 이지영이 진갑용의 뒤를 지키며 안방 살림에 보탬이 됐다.
올 한 시즌 동안 주요선수의 치명적인 부상 공백이 거의 없었다는 점도 삼성이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한 배경 가운데 하나다.
일찌감치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확보한 삼성은 SK와의 한국시리즈 1,2차전 모두 승리로 장식하며 손쉽게 정상에 오르는 듯 했다. 그러나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3,4차전 모두 고배를 마셨다. 3차전서 6-1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8-12로 무너졌다. 그리고 4차전에서도 타선 침묵 속에 1-4로 고개를 떨궜다.
2승 뒤 2패를 당한 삼성은 2연패 달성에 빨간 불이 켜졌다. 잠실구장으로 옮긴 삼성은 펄펄 날았다. 안방이나 다름없는 잠실벌에서 이틀 연속 승리를 장식하며 야구 명가의 위력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역시 야구는 잘 하는 팀이 잘 한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