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완벽한 커리어를 쌓고 있다. 류중일 감독이 삼성의 2년 연속 우승을 이끌며 야통시대, 삼성 왕조의 시작을 본격적으로 알렸다.
삼성은 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SK와 2012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7-0으로 승리, 시리즈 전적 4승 2패로 우승했다. 이로써 작년 부임 첫 해 정규시즌·한국시리즈·아시아시리즈을 모두 제패, 전무후무한 성적을 남겼던 류 감독은 2연패와 함께 오는 2013 WBC 대표팀 감독이 됐다.

분명 쉽지 않은 우승이었다.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올 시즌에도 좀처럼 초반 페이스를 찾지 못했다. 무엇보다 믿었던 필승조가 무너진 게 치명타로 다가왔다. 그러나 류 감독은 흔들리지 않았다. 오치아이 투수코치에게 “우리 투수들의 구위는 좋다. 그러나 상대팀이 투수를 상대해온 경험이 이제는 많이 누적됐다. 투구패턴을 바꿔보자”고 지시했고 이후 삼성 마운드는 철옹성으로 돌아왔다.
팀이 연패에 빠져도 절대 무리하게 선수를 기용하지 않았다. 때문에 정규 시즌 내내 삼성은 부상자 없이 6월부터 시즌 마지막 날까지 꾸준히 승을 쌓았다. 코칭스태프에게 각별히 선수들의 컨디션에 신경 쓸 것을 강조했다. 철저한 관리야구 속에 삼성 선발진은 단 한 번만 로테이션에 공백이 생겼을 뿐 시즌 내내 안정적으로 돌아갔다.
우승을 향한 마지막 무대였던 한국시리즈서도 위기가 있었다. 대구에서 2연승을 거두며 쉽게 2연패하는 듯싶었지만 인천에서 두 경기를 내줘 시리즈 전적 2승 2패로 원점이 됐다. 그러나 류 감독은 이번에도 역시 당황하지도, 선수들을 나무라지도 않았다. 그저 “지금 이 상황을 즐겨라”며 자신감을 심어줬고 선수들은 5차전부터 다시 날카로운 집중력을 보였다. 이처럼 위기를 맞이할 때마다 유연하게 상황을 극복하며
류중일 감독은 지난해 한국 프로팀 최초로 아시아 시리즈를 제패한 후 “2013 WBC 팀을 맡아보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삼성의 왕조 구축과 더불어 오는 8일부터 열리는 아시아시리즈, 그리고 2013 WBC까지. 류중일 감독의 신화는 이제 막 서장을 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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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 =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