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V6] 또 마운드 지킨 오승환, 명실상부 레전드 등극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2.11.01 20: 52

'끝판대장' 오승환(30,삼성 라이온즈)은 이번 한국시리즈도 어김없이 경기를 끝냈다. 오승환은 1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2012 팔도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와의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7-0으로 크게 앞선 9회 마운드에 올라 삼성의 우승 순간을 지켜냈다.
프로야구 선수들에게 최고 영광의 순간은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결정짓는 순간이다. 특히 투수들은 우승 순간 마운드를 지키는 게 선수생활의 목표라고 까지 말한다.
그런 면에서 보면 오승환은 이제 삼성의 '레전드'라고 불러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올해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통산 6번 째 우승기를 들어올린 삼성, 이 가운데 한 번은 1985년 통합우승이라 한국시리즈가 열리지 않았다. 또한 2002년 우승 순간은 이승엽-마해영의 홈런포로 기억된다.

그리고 삼성이 기록한 나머지 4번의 우승, 그 마지막 순간에 항상 오승환이 있었다. 신인이었던 2005년 오승환은 두산을 상대로 한국시리즈 3경기에 출전, 1승 1세이브 평균자책점 0.00을 기록해 시리즈 MVP를 수상하는 영예를 누렸다. 최종 4차전에도 8회 마운드에 올라 2이닝 2피안타 무실점으로 삼성의 통산 3번째 우승을 함께했다.
2006년 우승도 오승환이 결정지었다. 한화와의 한국시리즈 6차전, 오승환은 3-2로 앞선 9회말 2사 만루에서 제이 데이비스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또 우승 순간 마운드에 있었다. 이후 삼성이 한국시리즈에 못 나가며 오승환도 출전하지 못했고, 부상회복 후 2010년 SK와의 한국시리즈에서는 중간계투로 나서 실점을 기록하며 체면을 구겼다.
그렇지만 오승환은 2011년 그림과 같이 부활했다. 정규시즌에서 48세이브를 기록했던 오승환은 SK와의 한국시리즈 4경기에 등판, 3세이브 평균자책점 0.00을 다시 기록하며 생애 두 번째 한국시리즈 MVP를 거머쥐었다. 바로 전 해 SK에 당했던 굴욕을 그대로 갚아 주는데 성공한 것이다.
올해 한국시리즈도 오승환은 여전한 위용을 뽐냈다. 5차전에서 2-1로 앞선 9회 선두타자 최정에 3루타를 허용하며 블론세이브의 위기에 몰렸지만 후속 3타자를 땅볼-삼진-삼진으로 잡아내 무실점으로 기어이 승리를 지켜냈다. 최종 6차전은 7-0으로 크게 앞서갔기에 세이브 상황은 아니었지만 삼성 류중일 감독은 어김없이 9회 오승환을 올렸다. 지난 시간동안 삼성의 뒷문을 항상 지켰던 오승환에 대한 예우였다.
오승환은 9회를 무실점으로 막고 삼성의 통산 6번째 우승 순간 마운드를 지켰다. 그 자리에는 항상 오승환이 있었다. 2005년 데뷔 후 프로 8년차를 맞이한 오승환, 그의 입단 후 삼성은 4번이나 우승에 성공했다. 2000년대 중반 이후 다시 왕조를 구축한 삼성, 그것은 오승환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제 오승환은 삼성의 '레전드 선수'라 불러도 전혀 모자라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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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박준형 기자,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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