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가 SK 와이번스를 꺾고 한국시리즈 2연패를 달성했다. 삼성은 SK를 4승 2패로 꺾고 2년 연속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이승엽은 데뷔 첫 한국시리즈 MVP에 등극했다. 다음은 류중일 삼성 감독과의 일문일답.
-한국시리즈 2연패 소감은.
▲나는 참 운이 좋은 사람인 것 같다. 작년에 얼떨결에 감독이 돼 우승을 했고 2년 연속 우승은 꿈도 꾸지 못했는데 정말 감사드린다.

-올 시즌을 앞두고 1강 평가를 받았다.
▲그게 너무 부담됐었다. 작년 전력에 이승엽이 가세해 전문가들이 무조건 우승 1순위라고 했었다. 나도 그렇고 선수들도 부담감을 가지지 않았나 생각된다.
-한국시리즈에서 최대 위기는 언제 였나.
▲대구에서 1,2차전 손쉽게 잡았고 모든 분들이 한국시리즈가 빨리 끝날 것이라 생각했는데 반대로 2번 졌었다. 어제(5차전)가 최대 고비였다. 경기 내용상 진 것이라 다름없다.
-그동안 부진했던 박석민이 홈런을 터트렸다.
▲박석민 홈런이 결정적이었다. 3-0으로 앞섰으니까. 1회 최형우의 희생 플라이로 선취점을 얻었는데 1회 점수를 내지 못했으면 힘들었을 것이다.
-이제 명장 반열에 올랐다. 류중일 감독의 형님 리더십은 무엇인가.
▲나는 명장이 아니라 복장이다. 참 복이 많은 사람인 것 같다. 사실 작년에는 오랫동안 코치를 하면서 갑자기 감독이 돼 변하기 싫었다. 그래서 형님 리더십으로 선수들에게 가까이 다가갔는데 올해는 조 거리를 뒀다. 일부러 그랬다. 자꾸 변화를 줘야 할 것 같았다. 시즌 초반에 6, 7위할때 오히려 다가가서 이야기하고 그랬으면 못 올라갔을 것이라 생각한다. 오히려 선수들과 거리를 두면서 어떻게 이 위기를 헤쳐 나갈까 했던 게 도움이 됐다. 나는 코치들에게 잔소리 좀 많이 했다. 지금 생각하면 미안하지만 이제 다 끝났으니. 나는 코치들에게 '야구는 선수가 하는 것이다. 하지만 경기를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건 코치의 몫이다. 코치들은 선수들이 경기에 나가 잘 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주문을 많이 했다. 그렇지 않으면 내가 나서야 한다. 그건 아니라고 생각했다. 감독은 크게 보고 전체를 관리를 해야 한다. 사사건건 이래라 저래라 하는 건 아니라고 본다. 코치들에게 모든 걸 맡긴 덕분에 결과가 좋았던 게 아닌가 생각된다.
-한국시리즈 우승팀 감독이 내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감독직을 맡아야 한다.
▲나는 가끔 이런 생각을 했었다. 앞으로 감독 생활하면서 국가대표 감독직을 한 번이라도 하라면 우승했을 것이라고. WBC 대표팀 감독을 하라는 의미에서 우승한 것 같다.
-누구에게 가장 고맙고 미안한가.
▲선수 가운데 진갑용, 야수 최고참 이승엽, 투수 최고참 정현욱에게 가장 고맙다. 시즌 초반에 분위기가 좋지 않았을때 그 친구 데리고 식사 한 번 했었다. '여러분들이 나설때가 됐다'고 주문했었다. 주장 진갑용은 선수단 전체를 관리하고 야수는 이승엽, 투수는 정현욱이 맡았다. 워낙 성실한 선수 아닌가. 그 친구들의 도움이 컸다.
-2연패에 대한 좋은 징조가 있었다면.
▲지난해 12월 1박 2일의 일정으로 경주에서 코칭스태프 단합대회를 했었다. 그때 김종훈 (2군 타격) 코치가 홀인원을 기록했었다. 전훈 캠프갈때 김 코치를 데려가지 않았는데 이 친구의 기를 좀 받기 위해 데려 갔었다. 홀인원이라는 게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니까. 그래서 성공했다. 이게 뉴스가 될까.
-8일부터 아시아 시리즈가 시작된다.
▲이틀간 휴식을 취한 뒤 훈련에 돌입할 예정이다. 참가 선수도 결정해야 하고 정현욱은 FA를 신청해 불참할 것 같다. 안지만은 팔꿈치 뼈조각 제거 수술을 받을 예정인데 아시아 시리즈가 끝나고 할지 바로 할지 상의해야 한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