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6' 최강 삼성 시대, 어울리지 않는 대구야구장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11.02 07: 55

최강 삼성의 시대가 활짝 열렸다. 
삼성은 1일 한국시리즈에서 SK를 꺾고 시리즈 전적 4승2패로 우승을 확정지었다. 지난해에 2년 연속 페넌트레이스와 한국시리즈를 제패했다. 2000년대 이후 리그에서 가장 많은 5차례 우승을 일궈내며 명실상부한 최강팀 반열에 올라섰다. 각 포지션에 리그 정상급선수들이 배치돼 있는 삼성은 올해 세대교체에도 성공, 향후 몇 년간 지속 가능한 강팀으로 뻗어나갈 토대를 마련했다. 
삼성은 모든 면에서 최고의 구단이라 할 만하다. 일단 성적이 좋다. 1997년부터 올해까지 2009년 한 해를 제외하면 모두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특히 류중일 감독 체제에서는 기존의 강력한 마운드에 화끈한 화력이 더해지며 완벽한 투타 밸런스를 자랑하고 있다. 여기에 베테랑들과 젊은 피들의 활약으로 신구 조화까지 이뤄졌다. 꾸준히 젊은 선수들을 발굴하며 현재와 미래를 내다본다. 

구단의 지원이나 방향 설정도 흠잡을 데 없다. 삼성은 선수들에게 최고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초일류 대기업을 모그룹으로 두고 있는 만큼 선수단에 최고 지원을 한다. 선수들은 삼성에서 뛰고 있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아울러 1996년에 완공된 2군 전용 훈련장 경산볼파크는 모든 팀들이 부러워하는 최고 규모와 시설을 갖췄다. 여기에 류중일 감독을 비롯해 삼성 출신의 프랜차이즈 스타들이 포진, 대구팬들의 애향심을높이고 있다. 
이처럼 모든 면에서 완벽한 삼성이지만 유일하게 아쉬운 것이 있으니 바로 야구장이다. 삼성이 홈으로 쓰는 대구시민야구장은 수용 인원이 1만명으로 국내에서 가장 적다. 삼성이 2년 연속 잠실구장에서 우승 축포를 터뜨린 것도 2만5000석 이상의 포스트시즌용 구장이 되지 못하기 때문에 중립 경기 규정에 발목이 잡히고 있는 것이다. 삼성의 낙후된 야구장은 이제 너무도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여진다. 초일류 삼성에 어울리지 않는 구장이다. 
1948년 건립된 대구구장은 가장 오래된 구장답게 여러모로 악명이 높다. 2006년에는 덕아웃 천장이 조금씩 내려 앉는 안전 문제가 제기됐고, 경기장 정전 사태가 일어나기도 했다. 폭우 때마다 덕아웃이 물바다가 되고 낡은 인조잔디로 부상의 위험도 높다. 2010년 개보수로 관중석과 화장실이 넓어졌지만 여전히 관중들의 편의를 만족시킬 만한 수준은 아니다. 최강 시대를 연 삼성에도 어울리지 않고, 프로야구 수준에도 전혀 맞지 않다. 
대구시는 최근 건설 업체들이 입찰하며 신축 야구장 건설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구시는 업체 선정 이후 신축 야구장 실시설계까지는 6개월 정도가 걸리지만, 공기 단축을 위해 내년 상반기 본 공사에 앞서 12월 중 터파기 등 기초 공사에 들어갈 계획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삽을 뜨기 전까지는 믿을 수 없다. 그동안 한 두번 속은 게 아니다. 2011년 2월 계획된 새 야구장 건설은 이미 지난 5월 유찰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삼성은 새 야구장 건설에 500억원의 금액을 투자하기로 했다. 대구시의 행정적인 지원이 없다면 초일류의 삼성에 걸맞지 않은 야구장은 언젠가 그들의 발목을 잡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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