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와 한솥밥을 먹게 될까.
추신수가 소속돼 있는 메이저리그 클리블랜드 인디언스가 '대한민국 최고 투수' 류현진(25·한화)의 포스팅에 참가하기로 내부 결정했다. 유일한 현역 한국인 메이저리거 추신수와 류현진이 클리블랜드에서 한솥밥 먹을 가능성이 생긴 것이다.
메이저리그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클리블랜드는 최근 류현진 포스팅 참가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지난 8월말 서울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를 위해 방한했던 존 미라벨리 부단장이 류현진의 피칭도 직접 관찰하며 높은 관심을 보인 바 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선수 영입 직전 실무자들이 현장에 찾아오는 게 관례다.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에 소속돼 있는 클리블랜드는 올해 68승94패 승률 4할2푼으로 지구 4위에 그치며 포스트시즌이 좌절됐다. 메이저리그 전체 30개팀 중 29위에 해당하는 팀 평균자책점(4.78)에서 나타나듯 마운드가 문제였다. 선발진 평균자책점(5.25)도 28위. 마운드 보강이 가장 절실한 팀 중 하나다.
클리블랜드는 올해 저스틴 마스터슨(11승)을 제외하면 두 자릿수 승수 투수가 없다. 마스터슨을 비롯해 우발도 히메네스, 잭 매컬리스터, 데릭 로, 진마 고메즈, 조시 톰린, 코리 클루버 등 10경기 이상 선발등판한 선발투수 7명 모두 우완 일색으로 좌완 선발이 필요하다. 로가 지난 8월 이미 팀을 떠났고, 로베르토 에르난데스(전 파우스토 카모나)가 방출된 상황. 선발투수난을 겪고 있는 클리블랜드로서는 류현진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올해 메이저리그 FA 시장에 마땅한 좌완 투수가 없다는 점 역시도 클리블랜드가 류현진 포스팅에 뛰어든 이유 중 하나로 분석된다. 지난 1일 'MLB 트레이드 루머'가 꼽은 FA 50인 랭킹에도 좌완 투수는 조 선더스(볼티모어·25위), 앤디 페티트(양키스·43위), 션 버넷(워싱턴·47위), 제레미 아펠트(샌프란시스코·50위) 등에 불과했다.
다만 클리블랜드가 과연 한화와 류현진이 합의한 기준의 금액을 넘어설지는 의문이다. 스몰마켓의 클리블랜드는 거액을 투자할 여력이 되지 않는다. 팀 총 연봉이 6643만300달러로 전체 24위에 불과한 클리블랜드는 래리 돌란 구단주가 투자에 인색하기로 악명이 높다. 2014년 FA가 되는 추신수도 내년 시즌이 끝나기 전 트레이드 가능성이 높다. 과연 류현진에게 포스팅 금액과 연봉에서 만족할 만한 액수로 투자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하지만 클리블랜드는 테리 프랑코나 신임 감독을 영입하며 구단 재건에 의지를 보이고 있다. 만약 류현진이 클리블랜드 유니폼을 입는다면 선발 한 자리는 무난하게 확보할 전망. 아울러 추신수와 투타에서의 활약도 볼거리가 될 것이다. 추신수도 "류현진은 국제대회에서 검증이 끝났다. 한국 투수 중 가장 가능성이 높다. 천웨인과 상대해 봤는데 류현진도 그만큼 할 것"이라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올해로 해외 진출 자격을 얻는 7시즌을 소화한 류현진은 지난달 29일 원소속팀 한화의 동의하에 메이저리그 포스팅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한화는 한국야구위원회(KBO)에 곧바로 포스팅 신청을 알렸고, KBO는 2일 오후 2시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류현진을 포스팅 해줄 것을 요청했다. 클리블랜드의 포스팅 참가 결정으로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진출 가능성도 한층 더 높아질 전망이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