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석민-최정, 끝나지 않은 대결…GG 향방은?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2.11.03 07: 01

박석민(27,삼성 라이온즈)과 최정(25,SK 와이번스)은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나란히 핫코너인 3루를 지켰다. 둘 다 올 시즌 팀 타선을 이끌었던 만큼 한국시리즈에서도 둘의 맞대결이 승부처 가운데 하나로 꼽혔다.
수비는 둘 다 완벽했다. 박석민은 여러차례 호수비로 팀을 위기에서 구했고 국내에서 가장 3루 수비가 좋다는 평을 받는 최정 역시 명불허전이었다. 다만 공격에서는 조금 차이가 났다. 4번 타자로 출전했던 박석민과 3번 타자로 나선 최정. 개인성적만 놓고 본다면 최정의 승리였다. 최정은 시리즈 타율 3할7푼5리(24타수 9안타) 1홈런 3타점으로 활약을 펼쳤다. 반면 옆구리 부상을 안고 뛴 박석민은 부진을 보여 결국 5차전과 6차전은 6번으로 타순이 강등됐다. 타율 1할6푼7리(18타수 3안타) 1홈런 3타점, 숱한 기회를 놓치기도 했다.
그렇지만 최후의 승자는 박석민이었다. 개인성적은 최정이 앞섰지만 삼성은 통산 6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시리즈 내내 침묵하던 박석민은 6차전 1-0으로 앞선 4회 쐐기 투런포를 터트려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반면 시리즈 내내 좋은 컨디션을 보여줬던 최정은 9회 2사 후 마지막 타자로 타석에 서 힘 없는 우익수 플라이로 물러나며 고개를 떨궜다.

한국시리즈는 끝났지만 둘의 대결은 남아있다. 바로 3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다. 박석민과 최정은 평년 같았으면 무난히 황금장갑을 품에 안을만한 성적을 거뒀다. 문제는 포지션이 겹쳐 경쟁을 벌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박석민은 올해 타율 3할1푼2리(4위) 23홈런(4위) 91타점(2위)으로 데뷔 후 가장 뛰어난 성적을 기록했다. 비록 후반기 페이스가 떨어져 타율이 많이 내려갔고 타점왕 수성도 실패했지만 정규시즌에서 4번 자리를 지키며 삼성의 2연속 우승에 밑거름이 됐다. 타자의 가치를 가리는 데 많이 쓰이는 OPS(출루율+장타율)은 0.957로 3위에 올랐다.
박석민이 유리한 점은 팀 우승이다. 올해부터 정규시즌 MVP는 페넌트레이스 종료 직후 투표가 이뤄져 포스트시즌 결과에 영향을 받지 않지만 골든글러브는 다르다. 아직 투표가 이뤄지지 않았기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팀 내 최고 타율과 타점, 홈런을 기록하며 팀 공헌도가 높고 127경기에 출장, 데뷔 후 가장 많은 경기에 나선 것도 가산점을 받을 만하다. 다만 실책은 12개로 최정보다 많았다.
지난해 데뷔 첫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최정은 올해 3할-20홈런-20도루를 달성하는데 성공했다. 타율은 정확히 3할(13위), 26홈런(2위) 84타점(4위) 20도루(18위)를 기록했다. OPS는 0.923으로 5위에 올랐다. 시즌 내내 3번 자리를 굳게 지킨 최정은 SK의 정규시즌 2위,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큰 공헌을 했다.
최정의 강점은 국내 최고수준의 수비, 그리고 20-20 달성이다. 올해 6개의 실책을 기록한 최정은 각 팀 주전 3루수 가운데 최소실책을 기록했다. 단순히 실책 수로만 보면 최정의 진가는 잘 드러나지 않는다. 넓은 수비범위와 순발력, 판단력, 그리고 강한 어깨까지 수비에 필요한 모든 재능을 갖췄따고 평가받는 선수가 최정이다. 여기에 생애 첫 20-20클럽 가입으로 '호타준족'의 이미지를 굳혔다.
중국 후한시대 전략가인 주유는 '하늘은 어찌 주유를 낳고 또 제갈량을 낳았단 말인가(旣生瑜 何生亮)'라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물론 후대의 창작이지만, 2등에 머물 수밖에 없는 천재의 한탄을 가장 잘 표현한 말이다. 박석민과 최정, 누가 제갈량이 되고 누가 주유가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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