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팅은 참가한다. 관건은 과연 합당한 가치 기준을 넘어설 만큼 투자할 수 있느냐 여부다.
'대한민국 최고투수' 한화 류현진(25)의 포스팅이 시작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2일 오후 2시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류현진을 30개 구단에 포스팅해줄 것을 공식 요청했다. 주말을 제외한 4일 이내로 오는 8일까지 최고액을 낸 구단이 통보된다. 과거와 달리 류현진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점에서 포스팅의 관건은 액수가 될 전망이다.
이 같은 시점에서 추신수가 뛰고 있는 클리블랜드 인디언스가 류현진 포스팅에 뛰어들어 관심을 끌고 있다. 클리블랜드는 지난 8월말 서울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를 겸해 방문한 존 미라벨리 부단장이 직접 류현진의 피칭을 관찰하며 깊은 관심을 드러낸 바 있다. 내부적으로 류현진 포스팅 참가를 결정했다.

클리블랜드는 류현진에게 기회의 땅이 될 수 있는 팀이다.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에 소속돼 있는 클리블랜드는 올해 지구 4위에 그치는 등 2008년부터 5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팀 평균자책점 29위(4.78)에 그쳤고, 선발진 평균자책점(5.25)도 28위에 머물렀다. 분명 류현진을 필요로 하는 팀이다.
무엇보다 선발진에 저스틴 마스터슨(11승)을 빼면 두 자릿수 승수 투수가 없다. 10경기 이상 선발등판한 7명 투수가 모두 우완 투수일 정도로 좌완 선발의 씨가 말랐다. 좌완의 희소성이 있는 류현진이 선발 로테이션 한 자리를 능히 꿰찰수 있는 것이다. 메이저리그에서 기회 보장 만큼 중요한 가치는 없다. 클리블랜드의 포스팅 참가가 싫지 않은 이유.
아울러 클리블랜드의 홈구장 프로그레시브필드는 좌측 담장이 5.8m로 높다. 투수에게 유리한 구장인데 특히 좌완 투수에 더욱 유리하다. 우타자 상대 피홈런을 최소화할 수 있다. 여기에 유일한 현역 한국인 메이저리거 추신수가 있으니 빅리그에 처음 발을 딛게 될 류현진에게 여러 모로 적응 면에서도 도움이 될 수 있는 팀이다.
그러나 클리블랜드가 류현진에게 얼마나 투자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대표적인 스몰마켓의 클리블랜드는 올해 팀 총 연봉이 6643만300달러로 전체 24위에 불과하다. 래리 돌란 구단주가 투자에 인색하기로 악명이 자자하다. 추신수도 2013시즌 후 FA가 되기 때문에 언제든 클리블랜드에서 돈을 남기는 장사로 트레이드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클리블랜드는 테리 프랑코나 신임 감독을 데려오며 팀 재건에 힘쓰고 있다. 1300만 달러의 고액 연봉자 트레비스 해프너와 투수 로베르토 에르난데스(전 파우스토 카모나)를 방출하는 등 체질 개선에 들어갔다. 다만 고액 연봉자가 없는 팀에서 류현진에게 얼마나 투자할 수 있을지 의문 부호가 붙는다. 포스팅과 연봉을 합한 금액을 고려하면 클리블랜드가 류현진의 가치를 어느 정도로 책정할지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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