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지난 2일 방송된 MBC 오디션 프로그램 ‘위대한 탄생3’ 3회에는 부족한 실력이었지만 실력파 참가자 못지 않은 주목을 받은 아버지가 있었다. 그가 아들을 생각하며 눈빛과 목소리에 진심을 담아 부르는 노래는 코끝을 찡하게 만들었다.
중년의 남성 안길수는 올해 MBC 신인 개그맨 공채 시험에 도전한데 이어 노래 잘하는 스타를 뽑는 ‘위대한 탄생3’의 문도 두드렸다. 그동안 ‘위대한 탄생’ 시리즈에 등장했던 숱한 중년 도전자들처럼 잠깐 웃음을 주고 불합격의 순간을 맞을 것이라는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안길수가 선택한 노래는 마시따밴드의 ‘돌멩이’. ‘이리 치여도 저리 치여도 굴러간다. 멍투성이가 되도 굴러다니다 보면 좋은 날도 있을 것’이라는 의미의 가사는 안길수를 비롯한 대한민국 중년의 이야기였다. 예상대로 그의 노래 실력은 평가를 하기에는 많이 어설펐지만 흘려듣지 못한 것은 그 속에 진심이 간절하게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제작진이 그를 편집하지 않은 것은 오디션 프로그램에 으레 등장하는 실력파 참가자를 돋보이게 하기 위한 의도적인 장치는 아니었다. 아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면서 눈물을 훔치는 그의 진심은 그 어떤 감동적인 노래보다 깊은 울림을 줬다.
또한 “될까 말까 고민을 하다가 39년을 살았고 이번에는 되든 안되든 해보고 싶었다”는 그의 말은 가슴 한 켠에 꿈을 남겨둔 채 살아가는 많은 이들의 큰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날 안길수는 심사위원의 선택을 받지 못하고 40초의 문이 닫혀버리면서 탈락했다. 하지만 김태원과 용감한 형제, 김소현은 이례적으로 다시 문을 열어달라고 한 후 위로의 말을 건넸다. 김태원은 멋있다고 했고 용감한 형제는 파이팅하라고 했으며 김소현은 박수를 보냈다.
심사위원의 따뜻한 위로에 안길수는 “무대 만들어줘서 고맙다”는 말을 하며 미소를 지어보였다. 쏟아지는 오디션 프로그램 속에서 ‘위대한 탄생’ 시리즈가 3탄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안길수와 같은 감동 어린 참가자들의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오디션에 참가한 용기 덕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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