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오디션 프로그램 ‘위대한 탄생3’ 제작진이 같은 그림을 감수하고서라도 시즌 1의 멘토 김태원을 다시 부른 것은 이유가 있었다.
김태원의 진가는 마치 시 한편을 듣는 듯한 감성적인 심사로 참가자들의 노래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는 것. 여기에 샤이니 온유가 누구인지도 모르며 2NE1의 히트곡이 참가자의 자작곡으로 착각할 만큼 세상과 한 발짝 떨어져서 사는 까닭에 나오는 그의 만담은 ‘위대한 탄생3’의 즐거움을 배가시키고 있다.
지난 2일 방송된 ‘위대한 탄생3’ 3회는 상극인 용감한 형제와 피 튀기는 말싸움 속에 김태원의 엉뚱한 면모가 눈에 띄었다. 다소 겉늙은 10대 참가자의 나이를 보고 적지 않게, 너무 티 나게 당황한 후 “죄송하다”고 사과를 한 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2PM 준호와 6촌 관계를 내세웠던 참가자에게는 “6촌이면 못 보는 것이 아니냐”고 지나치게 현실적인 이야기를 하거나, 어찌 보면 용감한 형제가 푹 빠져있을 때만 골라서 노래를 끊은 후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니다”고 뒤늦게 사과하는 모습은 재미를 안겼다.
처음에는 모르고 하는 말이겠거니 넘겨도 이게 반복되면 김태원의 뛰어난 예능감에 감탄을 하게 된다. 의도를 했든 안했든 그의 타고난 만담과 적재적소에 재미를 줄 수 있는 예능감은 ‘위대한 탄생3’가 오디션 프로그램이기 전에 시청자에게 즐거움을 선사해야 하는 예능 프로그램이라는 것을 잊지 않게 한다.
분명 김태원은 부활의 수많은 히트곡을 탄생시킨 아티스트이건만 그는 음악적인 조언을 김연우와 김소현에게 넘기고 자신은 오로지 참가자들에게 농담을 걸어 긴장을 풀어주거나 용감한 형제와 대립하며 오디션 프로그램의 재미를 살리는데 집중하고 있다.
이는 멘토 제도를 채택한 까닭에 참가자 못지않게 멘토 역시도 시청자들도 재미를 선사해야 한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그의 귀신 같은 판단으로 여겨진다. 김태원이 혼자 중얼중얼거리는 듯한, 물론 시청자들은 모두 듣게 되는 그의 농담이 이 오디션 프로그램만의 묘미인 것. 20회 중에 3회만 방송된 ‘위대한 탄생3’가 앞으로 김태원이 만들 재미와 감동의 어록이 어떻게 그려낼지 우승자만큼이나 호기심을 자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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