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스케4' 문자투표, 오디션은 성적순이 아니다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2.11.03 10: 04

[OSEN=손남원의 연예산책] 원조 오디션프로이자 최대규모와 인기를 자랑하는 엠넷 '슈퍼스타K 4’가 2일 TOP 4를 확정했다. 운동경기 토너먼트 대회로 치면 4강이 겨루는 준결승에 들어갔다. 4강 진출자는 홍대광과 딕펑스, 로이킴 그리고 정준영. 이들 가운데 정준영은 최근 '슈스케 4'가 미남미녀 인기투표냐 아니냐로 논란을 몰고다니게 만든 바로 그 주인공이다.
정준영 논란의 발단은 지난 달 26일 세 번째 생방송 무대였다. 톱 7중 한 명이 탈락하는 자리에서 심사위원들로부터 혹평을 받은 정준영이 살아남고, 열창을 한 허니지가 탈락한 게 발단이 됐다. 이날 방송이 끝난 뒤 비난의 화살은 '슈퍼스타 K'의 전통적인 대국민 문자투표 방식에 쏟아졌다. 촛점은 한 가지. 실력이 부족했던 정준영의 톱6 진출은 과연 정당한 것인가.
시청자와 네티즌 의견은 아직도 분분하다. 여전히 허니지가 올라갈 자리를 정준영이 채웠다는 볼멘 소리들이 터져나오는 중이며, 다른 한편으로 정준영이 톱4에 진출함으로써 그의 실력 논쟁은 더이상 무의미하다는 양 극단의 주장이 충돌하고 있다.

이같은 논란에 대해 누가 맞고 틀렸는 지를 판정하기란 불가능하고 의미도 없다. 오디션 프로는 대학입시마냥 정확한 점수 차로 당락을 결정짓는 자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슈퍼스타 K' 등 요즘 대세인 TV 가수 오디션 프로의 목적은 분명하다. 가창력 1, 2, 3위를 뽑는 게 아니라 장차 가요계 스타가 될 인재를 경연방식으로 선발하겠다는 것이다. 또 각각의 오디션 출신들이 연예계에서 성공을 거두는 걸 프로그램의 성공 척도로 과시하고 있다.
오디션을 통해 누가 스타가 될 것같고 아닌 것같고를 판단하는 건 순전히 주관적인 견해와 각자의 오랜 경험 내지는 선호도에 따라 결정된다. 이승철 등 심사위원들은 각자의 전문적인 가치를 인정받는 권위자들인데다 가수로서도 정상의 위치를 밟고 있으니 뚜렷한 기준을 갖고 있다. 이건 심사위원 몫의 점수로 참가자 평가에 적용된다.
프로를 지켜보는 시청자도 저마다의 기준을 갖고 있다. "쟤는 잘생기진 않았지만 마음을 끄는 매력이 있네" "노래 실력은 조금 떨어져도 끼가 있어서 잘될 것같아" 등등의 비전문가적 촌평들을 하겠지만 이 역시 수긍할만한 가치다. 왜냐하면 연예계에서 무명의 신인을 스타로 만들거나 좌절시키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결국 그 수요자인 시청자, 팬, 네티즌 등 대중의 선택 여부니까 당연한 일이다.
상당수 연예기획사들의 자체 연습생 선발 오디션 때도 그렇다. 실력으로만 뽑는 게 아니고 '스타성'을 더 중시한다. 여기서 스타성이란 대중에게 어필할수 있는 잠재적 가치를 뜻한다. 당장 노래를 못하고 스펙이 떨어져도 끼와 열정, 그리고 잠재적 매력이 앞서는 연예인 지망생을 유능한 기획자들은 더 선호한다.
그렇다보니 대국민 문자투표와 심사위원단 전문 평가에서 국민투표의 비중을 높인 '슈퍼스타 K'는  시즌 4로 이어질 때까지 강력한 팬덤을 보유한 남성 출연자들이 좋은 성적을 올리는 경향이 강했다.  속칭 '빠순이'로 불리는 10, 20대 여자들의 몰표 성향 때문에 잘생긴 남자들만 이득을 본다는 일부 비난이 계속되는 배경이다.
실제로 가요계 관계자들은 잘 키운 남자가수나 그룹 한 명의 매출이 인기 걸그룹 몇 개를 합친 것보다 높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여성 팬들의 호응도가 남자들에 비해 월등히 높기 때문이다.
결국 누가 뭐라고 해도 '슈스케 4'의 진행 결과는 대국민 문자투표에 열성적으로 참여하는 팬들의 손에 달렸을 것이고, 이들이 향후 가수로 나설 참가자들의 성공 여부에 큰 손 역할을 담당한 수요자들인 셈이다. 과거 이미연 주연의 화제영화 제목처럼, 오디션 프로의 순위는 성적순이 아닌 게 분명하고 그걸 가지고 왈가왈부할 논란이 아니지 않을까 싶다.
[엔터테인먼트 국장]mcgwir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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