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남편' 유준상이 떠난 자리, 또 한 명의 국민 남편이 나타나 대한민국 남편들을 괴롭게 만들고 있다.
유준상을 낳은 KBS 2TV 주말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의 후속작 '내딸 서영이'의 이상윤(강우재 역)이 남편들의 원성을 자아내고 있는 것. 시청률 1위를 달리는 주말드라마에서 연이어 등장한 국민 남편들 때문에 가재미눈을 뜬 아내들의 비교 발언을 감당해야 하는 불쌍한(?) 남편들의 사연이 여기 저기 들려온다.
앞서 '넝쿨째 굴러온 당신'에서는 방귀남 역을 맡은 유준상이 아내 차윤희(김남주 분)를 애지중지하는 모습으로 많은 아내들의 응원을 받았다. 해외 입양됐던 방귀남은 차윤희를 만나 유일한 인생의 동반자로 삼고 무한 사랑과 신뢰를 쏟았다. 이후 친 부모님을 찾고 가족들을 만났지만 언제나 차윤희를 먼저 챙기고 배려하는 모습으로 감동을 안겼다. 시월드에 입성한 아내의 고난을 누구보다 이해하고 공감하며 고충을 나누려 노력했으며 유산한 아내를 위해 옥상 이벤트를 열어 시청자들의 가슴까지 저릿하게 만들기도.

방송 당시 대한민국 남편들의 '공공의 적'으로 떠올랐던 방귀남 캐릭터는 배우 유준상의 새로운 매력을 끄집어내며 데뷔 이후 최고 전성기로 이끌었다. 작품이 시청률 40%를 돌파하는 흥행 레이스를 이어가는 가운데 방귀남, 유준상에 대한 여성 시청자들의 지지율은 최고조에 달했다.
그러나 '넝쿨째 굴러온 당신'이 종영하면서 잠시 안도의 한숨을 내쉰 남편들은 '내딸 서영이'에서 한 술 더 뜨는 강적 이상윤을 만나 또 다시 난관에 봉착했다. 강우재 역의 이상윤 역시 아내 이서영(이보영 분)을 향한 헌신적인 사랑을 보여주며 대한민국 아내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는 것.
극중 강우재는 세상 살이에 지쳐 웃음을 잃고 폐쇄적인 삶을 살던 이서영을 만나 연민의 감정을 느꼈다. 어딘가 외롭고 우수에 찬, 하지만 악바리처럼 고난을 이겨내며 열심히 살아가는 이서영을 바라보며 차츰 사랑을 키워갔다. 힘껏 자신을 밀어내는 이서영에게 줄기차게 구애한 끝에 결혼에 골인한 강우재는 여전히 아내를 향한 한결 같은 마음을 간직하고 있다. 애초 고아라는 이유로(이서영의 거짓말이지만) 결혼을 반대했던 부모님들을 설득하고 시집살이로부터 보호하며 판사와 변호사로 전문직에 종사하는 이서영의 상황을 존중하며 외조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그런가 하면 강우재 역시 번듯한 재벌가의 후계자로서 재력은 물론, 따뜻하고 건강한 성품의 소유자라는 점에서도 최상의 남편감일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의사였던 방귀남에 이은 또 한 명의 '엄친아' 남편의 등장이다.
온가족이 모여 함께 보는 드라마에 연이어 나타난 국민 남편들 탓에 한숨 푹푹 쉬는 주말 안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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