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를 배우기 시작한 딸들에게 이단 옆차기를 보여주고 싶었다".
이동국(33, 전북 현대)가 2골로 맹활약을 펼쳤다. 이동국은 4일 전주 월드컵경기장서 열린 'K리그 38라운드' 부산과 홈경기서 2골을 터트리며 전북을 3-0 승리로 이끌었다. 이동국은 전반 26분 페널티킥 기회를 침착하게 성공시켰고, 후반 29분에는 한 골을 더 터트려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22승 10무 6패로 승점 76점을 기록한 전북은 선두 서울과 승점 차를 5점으로 좁혔다.
경기 후 만난 이동국은 "경기에 들어가기 전에 서울과 수원의 결과를 보고 들어갔다. 서울이 수원과 비긴 만큼 우리에게는 찬스였다. 반드시 승리해야 우승을 노릴 수 있어서 정신적으로 무장이 잘 됐다"며 "부산전에서 선제골을 내주면 상대가 수비 위주로 나와 힘든 경기를 하게 된다. 다행히 오늘은 우리가 선제골을 넣어 경기를 쉽게 풀었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이날 이동국은 침착한 플레이로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다. 페널티킥 골을 넣을 때에는 구석으로 정확하게 찼고,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왼발로 밀어 넣었다. 이에 대해 이동국은 "문전에서 너무 힘이 들어가면 안된다. 특히 오늘처럼 비가 와 잔디에 물기가 많을 때에는 실수가 잘 나온다. 공에 발만 정확히 맞춘다는 생각으로 했는데 잘 됐다"고 답했다.
최근 이동국은 절정의 골감각을 자랑하고 있다. 최근 7경기서 8골을 넣고 있다. 1경기를 제외하고는 모두 골 맛을 볼 정도로 꾸준한 득점력을 선보이고 있다. 이동국은 "여름 동안 타이트한 일정을 소화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일주일에 한 번씩 경기를 하고 있어 체력적으로 여유가 있다. 그만큼 그라운드에서 나갈 때마다 마음이 새롭고, 매 경기가 소중하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또한 전체적인 밸런스도 여름보다 좋아졌다는 걸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그만큼 득점왕에 대한 욕심도 있다. 개막 전부터 득점왕을 노렸던 이동국은 현재 22호골을 기록하고 있다. 1위 데얀(서울)과는 5골 차다. 이동국은 "득점왕은 항상 생각을 하고 있다. 1위와 골 차가 많이 나기는 하지만 마음속으로는 시즌을 마칠 때까지 많은 골을 넣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경기에 임하고 있다. 끝까지 노력을 한다면 득점왕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동국은 두 번째 골을 넣고 세리머니로 코너 플래그를 찼다. 기쁜 마음으로 할 수 있는 세리머니이지만 주심으로부터 경고를 받을 가능성이 높은 행동이었다.
경고를 받을 각오로 세리머니를 펼쳤다는 이동국은 "외국에서는 팬 서비스 차원에서도 그냥 넘어가기도 하지만 경고를 받을 생각을 하고 있었다. 다행히 구두경고로 끝났다"면서 "요즘 세상이 너무 시끄러워 딸들을 태권도 학원에 등록시켰다. 그래서 태권도에 대한 모습을 각인 시켜주고 싶어 코너 플래그를 이단 옆차기로 찼다. 어설펐지만 딸들도 알 것이다"고 설명하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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