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체적 난관' QPR, 레딩전서 보여준 실낱같은 희망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2.11.05 00: 37

과연 퀸스 파크 레인저스(QPR)가 올 시즌 강등을 피할 수 있을까.
5일(한국시간) 새벽 끝난 2012-2013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0라운드 QPR과 레딩의 경기는 또 한 번 한숨을 내쉬게 만들었다. 얼마나 좋은 성적을 거두느냐가 아닌 생존에 성공할 수 있을까가 화두로 떠오른 QPR은 이날 경기서도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시즌 4무 6패(승점 4)로 시즌 첫 승에 실패했다.
박지성이 무릎 부상으로 아스날전에 이어 이날 경기마저 결장한 가운데 QPR은 여전히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헛점이 많은 수비라인은 레딩의 공격진을 맞아 무참히 흔들렸으며 지브릴 시세 단 한 명에게 기대는 공격은 원활히 풀리지 않았다.

결국 QPR은 전반 16분 카스파스 고르크스에게 선제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해도 QPR의 주전 센터백으로 뛰었던 고르크스의 선제골은 QPR에 진한 좌절감을 안겨주고 말았다.
선제골을 헌납한 이후 무기력한 공격만을 반복하며 어려움을 자초했던 QPR은 전반 38분 에스테반 그라네로의 절묘한 프리킥마저 알렉스 매카시 골키퍼의 선방에 가로막혔다. 후반 21분 보싱와의 크로스를 받은 시세가 천금 같은 동점골을 터뜨렸지만 거기서 끝이었다.
이날 무승부는 QPR의 마지노선을 무너뜨리는 것이었다. 리그 38라운드까지 이어지는 경기 중에서 이미 10경기 연속 무승을 기록한 QPR은 올 시즌 최단 기간에 강등을 확정지을지도 모르는 암울한 부진의 늪에 빠지게 됐다.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티가 난다고 했던가. 디아키테가 중반 이후 부쩍 좋아진 모습을 보이기는 했어도 박지성의 공백은 눈에 띄었다. 아무리 영국 현지 언론이 의문을 품는다해도 이적 첫 시즌부터 주장을 맡아 수많은 이적생들이 팀에 녹아들도록 묵묵히 팀을 이끌었던 박지성이었다. 그런 박지성의 부재는 안그래도 '모래알'같은 QPR을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1승을 거둘 절호의 기회로 여겨졌던 '단두대 매치' 레딩전마저 무승부에 그치면서 QPR은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졌다. 토니 페르난데스 구단주와 선수들의 굳은 믿음으로 자리를 지켜왔던 마크 휴즈 감독의 경질설이 점점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팀의 부진을 지켜보고 있어야 할 박지성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졌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QPR의 주 득점원이 되어줘야 할 시세가 이날 자신의 마수걸이 골을 성공시켰다는 점이다. QPR의 골잡이로 최전방을 누벼야 할 시세가 지난 시즌 후반과 달리 올 시즌 단 한 골도 터뜨리지 못했던 것은 QPR 부진의 원인 중 하나로 손꼽혔다.
하지만 시세가 마수걸이 골을 터뜨리면서 QPR의 부족한 공격력이 조금이나마 개선될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 골맛을 본 시세가 지난 시즌 후반처럼 연속골을 터뜨려준다면 QPR에도 희망은 있다. 비록 실낱같은 희망이지만, 그나마 없는 것보다는 분명 나을 것이다.
가야할 길은 멀기만 한데 팀은 아직 한 발자국도 떼지 못했다. 태풍이 예상되는 QPR의 앞길은 박지성에게도 한 없이 고되기만 하다. 과연 QPR이 첫 승을 거두는 날은 언제가 될까. QPR이 박지성 이적 후 최단 기간 강등 기록을 경신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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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브릴 시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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