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길 수도 있는 경기였다. 역사에 만약이란 없다지만, 아델 타랍(23, 퀸스 파크 레인저스)의 슈팅 두 개를 모두 막아낸 알렉스 매카시(23, 레딩) 골키퍼의 선방이 아니었다면 QPR은 시즌 첫 승을 거둘 수 있을지도 몰랐다.
박지성이 무릎 부상으로 결장한 가운데 QPR은 4일(한국시간) 홈인 런던 로프터스로드서 열린 2012-2013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0라운드 레딩전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선제골을 내주고 끌려다니다 힘겹게 동점골을 만들어낸 후 거둔 무승부라 값지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리그 첫 승에 실패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다.
이날 QPR은 전반 16분 QPR 출신 센터백 카르파스 고르크스에게 선제골을 내준 후 시종일관 레딩에 적극적인 공세를 펼쳤다. 비록 정교하지 못한 역습과 성급한 패스로 쉽지 않은 경기를 풀어가긴 했다. 하지만 점유율 면에서도 레딩에 앞섰고, 후반 21분 터진 지브릴 시세의 동점골은 '이길 수 있다'는 희미한 기대를 품게 했다.

실제로 경기가 계속될수록 몸놀림이 더욱 좋아진 에스테반 그라네로와 아델 타랍이 연달아 레딩의 골문을 두들겼다. 그라네로는 전반 38분 프리킥 찬스에서 절묘한 슈팅으로 동점골을 만들어내는 듯 싶었다. 하지만 크로스바와 골키퍼의 머리 사이를 향했던 이 슈팅은 매카시 골키퍼의 펀칭에 가로막혀 골망을 흔들지 못했다. 슈팅을 시도한 그라네로조차 머리를 감싸쥘 만큼 아쉬운 슈팅이었다.
타랍의 경우는 더했다. 타랍은 후반 무려 두 개의 슈팅을 매카시 골키퍼에게 가로막혔다. 특히 경기 종료를 불과 10분 가량 남겨둔 상황에서 돌파에 이은 슈팅으로 승부를 결정지으려던 타랍의 슈팅을 매카시가 철벽같이 막아내면서 QPR 첫 승의 꿈은 또 한 번 날아가고 말았다. 후반 추가시간 골문 앞에서 달려들었던 보비 자모라의 슈팅마저 매카시 골키퍼의 정면을 향한 순간, QPR은 승리 대신 1-1 무승부를 거둔 데 만족해야 했다.
지난 스완지시티전에서도 2골을 허용한 후 철벽 수비로 2-2 무승부를 이끌었던 매카시는 QPR전에서도 슈퍼세이브를 거듭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했다. 주전 골키퍼 아담 페데리치의 공백을 훌륭하게 메우고 있는 매카시는 QPR을 울리며 레딩의 5번째 무승부를 이끈 수훈갑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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