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은, "올 시즌 신인왕, 최부경의 것" 선언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2.11.05 06: 59

"신인왕은 최부경입니다. 안되면 내가 감독에서 물러나야지".
문경은(41) 서울 SK 감독은 다소 위험한(?) 공약을 내걸었다. 최부경(23)의 신인왕 가능성을 타진하던 와중에 나온 아찔한 한 마디였다. 비록 농담이긴 했지만 최부경이 SK에서 얼마나 신임을 받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뼈있는 농담이었다.
최부경은 4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KB국민카드 2012-2013 프로농구 2라운드 첫 경기인 안양 KGC전에서 14점 5리바운드를 기록해 팀의 73-56 완승을 이끌었다. 득점력으로만 본다면 확연히 눈에 띈다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최부경은 올 시즌 SK의 상승세를 이끄는 자타공인 '실세'다.

2012 신인드래프트에서 2순위로 최부경을 뽑은 SK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환호성을 내질렀을 정도이니 그 활약에 대한 기대치는 말하지 않아도 될 정도다. 실제로 최부경은 문경은 감독이 추구하는 1가드 4포워드 시스템을 현실로 구현하기 위한 마지막 퍼즐이었다. 200m의 장신에도 불구하고 스피드까지 갖춘 최부경은 외곽 커버는 물론 외국인 선수들과 몸싸움에서도 밀리지 않는 SK의 힘이다.
최부경이 들어오면서 김민수, 박상오 등의 플레이가 부쩍 살아났다는 점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수비에서 듬직하게 뒤를 받쳐주기 때문에 김민수가 내외곽에서 마음껏 움직일 수 있다. 또 외국인 선수 애런 헤인즈도 수비 부담을 덜게 됐다.
SK 관계자는 "최부경은 미국 전지훈련 때 NBA 쪽에서도 눈여겨봤던 선수"라고 귀띔하며 "눈으로 보이는 스탯적인 측면에서는 최부경이 그저 그런 선수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 팀에서 최부경이 어떤 플레이를 하는지는  농구를 보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라고 강조, 신인왕에 걸맞은 선수 그 자체라고 덧붙였다.
문 감독 역시 최부경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최부경이 없었다면 1가드 4포워드는 불가능했다"고 공언한 문 감독은 그의 신인왕 가능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농담을 섞어 "신인왕은 최부경이다. (최부경이)안되면 내가 감독에서 물러나겠다"고 답하며 절대적인 신뢰를 보냈다.
올 시즌 처음으로 정식 감독직에 오른 문 감독이지만 그에게는 자랑이 있다. 지난 시즌 김선형에 이어 올 시즌 최부경이라는 걸출한 신인을 키워냈다는 점이다. SK의 미래를 다시 그리고 있는 문 감독은, 젊은 미래 최부경의 활약에 밥을 먹지 않아도 배가 부를 정도로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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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학생체=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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