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끝 시리는 가을이 찾아왔다. 낙엽이 뒹굴고 따끈한 우동 국물이 생각나는 계절, 긴 밤을 달래줄 드라마는 무엇일까.
11월, 월화극 판도에 지각 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지난달 30일 SBS 월화드라마 '신의'가 대단원의 막을 내리면서 오늘(5일) 밤 후속작인 '드라마의 제왕'이 출격하기 때문이다. KBS 2TV '울랄라부부'가 장악하고 있던 월, 화요일 밤 MBC '마의'가 조승우, 이요원 등 성인 연기자들을 등장시켜 역전 드라마를 쓴지가 엊그제 같건만, 이제 김명민 정려원 최시원 등 초호화 출연진을 앞세운 '드라마의 제왕'까지 출사표를 던지니, 판세는 예측불허다.
일단 현재 선두에 나선 것은 '마의'다. 남녀노소 불문 가장 많은 팬을 확보한 장르가 사극이고, 조승우, 이요원 등 성인 분량이 확대되면서 시청률도 올랐다. 게다가 최근 '울랄라부부'까지 역전했으니 흥행 전망은 더욱 밝다. 그러나 '마의'와 '울랄라부부'간 시청률 격차가 그리 크지도 않은 상황인데다 '드라마의 제왕'이 젊은 시청 층을 흡수할 필살기를 동원한다면 세 작품 간 과연 승패 결과가 나올지 알 수 없다.

특히 '드라마의 제왕'은 스크린 활약이 두드러지는 김명민의 드라마 복귀작으로 방송가 안팎의 기대를 모으고 있는 작품. 김명민은 2008년 '베토벤 바이러스' 이후 오랜만에 안방 컴백을 선언하며 스크린에서의 존재감과 영향력을 그대로 과시할 수 있을지 관심을 받고 있다. 또 정려원과 최시원 등 청춘 남녀들도 합류, 드라마는 무조건 돈이 되어야 한다는 베테랑 외주 제작사 대표(김명민 분)와 드라마는 '인간애'라고 주장하는 신인 작가(정려원 분), 타협을 모르는 국내 톱스타 배우(최시원 분)가 만나 펼치는 드라마 제작기를 코믹하게 그려낼 예정이다.
따라서 사극 '마의'나 부부 간 사연을 담는 '울랄라부부'와는 전혀 다른 스토리와 매력으로 특히 젊은 층, 안방의 틈새를 파고들 가능성이 엿보인다. 먼저 시작한 '마의'와 '울랄라부부'가 마냥 웃고 앉아 있을 수만은 없는 이유다.
1위 자리를 선점하고 기분 좋은 질주를 이어가고 있는 '마의'와 이를 쫓는 2인자 '울랄라부부'의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드라마의 제왕'까지 가세하면서 월, 화요일 밤 안방극장 관객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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