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코 덧칠 '마의', 젊은층 흡수할까(月火대첩③)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2.11.05 08: 35

 MBC 월화드라마 ‘마의’가 경쟁작 KBS 2TV ‘울랄라부부’와 SBS ‘드라마의 제왕’과 맞설 무기는 무엇보다도 이병훈 PD의 주특기인 따뜻한 인간애가 묻어나는 이야기다.
이 PD의 전작인 ‘허준’(1999), ‘대장금’(2003)을 잇는 한방의학드라마인 ‘마의’는 온갖 역경과 운명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생명을 무엇보다도 중요하게 여기는 주인공들의 분투가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여기에 조승우, 이요원, 이상우, 김소은 등 젊은 연기자들의 사각관계가 탄력을 받기 시작하면서 로맨스라는 전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신무기를 장착한 것도 호재다.

기존 이병훈 PD의 작품 속 로맨스가 다른 사극과 마찬가지로 애틋하거나 아련한 감정을 내세웠다면, 이번 ‘마의’는 젊은 시청자를 끌어안겠다는 의도가 다분히 보일 정도로 한층 밝아졌다.
이를테면 천진난만한 공주 숙휘(김소은 분)의 천민 백광현(조승우 분)에 대한 엉뚱발랄한 짝사랑을 부각하고, 광현과 강지녕(이요원 분)이 서로를 조금씩 마음에 두는 과정을 광현의 능청스러운 입담을 더해 유쾌하게 표현하는 방식이다.
시청자들의 반응도 좋다. 다소 고리타분할 수 있는 정통사극이라는 장르적인 특성을 사간관계가 순화시켰다는 평가. 덕분에 ‘마의’는 정통 사극임에도 불구하고 퓨전 사극에서나 가능한 ‘사극 로코(로맨틱 코미디)’라는 말까지 듣고 있다.
아직 지녕을 좋아하는 이성하(이상우 분)의 이야기가 집중적으로 그려지지 않아 4각관계가 극에 달하지는 않았지만 현재까지 광현을 둘러싼 지녕과 숙휘의 미묘한 감정 변화만으로도 시청자들의 흥미를 한껏 끌어올렸다.
종영한 SBS ‘신의’가 젊은 시청자의 절대적인 사랑을 받았던 드라마이기에 이만하면 ‘마의’가 ‘신의’ 빈자리를 노릴 만 하다.
물론 후속인 김명민, 정려원 주연의 ‘드라마의 제왕’과 그동안 월화드라마 1위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했던 KBS 2TV ‘울랄라 부부’의 기세도 매섭긴 하지만, ‘마의’가 사극의 절대적인 지지층인 4~50대는 물론이고 젊은 시청자들도 끌어안을 수 있는 요소를 갖춘 것은 분명하다.
50회로 기획된 ‘마의’는 아직 10회까지 밖에 그려지지 않아 남은 이야기가 많다. 운명이 뒤바뀐 광현과 지녕의 출생의 비밀도 풀어내야 하고, 광현이 한방의로 성장하는 과정도 그려야 하며, 광현, 지녕, 성하, 숙휘의 사각관계까지 할 이야기가 무궁무진하다.
새로운 경쟁자를 만난 ‘마의’가 지난 달 16일 방송된 6회 이후 한번도 놓친 적 없는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이어갈 수 있을지 흥미진진한 싸움이 이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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