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을 뽑지 못한다면 다른 공격수 대체자원이 없다".
호주와 평가전을 앞둔 최강희(53) 축구대표팀 감독은 '라이언킹' 이동국(33, 전북)을 재발탁했다. 이란전 명단 제외 이후 2개월 만의 호출이다.
최 감독은 오는 14일 저녁 7시 화성종합타운에서 열리는 축구대표팀 친선경기 호주전에 나설 선수 명단을 확정, 발표했다. 이번 명단은 최 감독이 시사했던 바와 같이 국내파 위주로 선발됐으며, 잠비아전(8월 15일)처럼 K리거들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가장 눈에 띄는 이름은 역시 이동국이었다. 이란전 명단에서 그를 제외했던 최 감독은 이동국의 재발탁 이유에 대해 크게 두 가지 이유를 들어 설명했다.
우선 체력적인 부분이었다. 최 감독은 "지난 번 이란 원정 때는 체력적인 문제 때문에 경기력이 많이 떨어져있었고 굉장히 힘들어하고 있었다"며 "지금은 여름을 지나면서 다시 정상적인 몸상태가 된 것 같다. 최근 경기에서 계속 득점하며 좋은 활약을 해주고 있기 때문에 이번 경기에서 김신욱과 함께 최전방을 책임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란전 명단에서 제외된 이동국은 K리그에서 펄펄 날았다. 지난 9월 26일, 이란전 명단이 발표되던 날 자신의 제외 소식을 들은 이동국은 K리그 수원전에서 2골을 폭발시켰다. 이동국의 폭격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수원전 이후 열린 6경기에서 7골을 몰아넣으며 골잡이의 본능을 과시했다. "무력시위가 아니냐"는 농담이 들려올 정도였다.
최 감독이 이동국을 재발탁한데는 또 하나의 이유가 있었다. 이번 명단에서 유럽파를 제외한 최 감독은 "유럽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을 뽑지 못하면 뚜렷한 대안이 없다. 다른 공격수 대체자원이 없다고 보고 있다"며 공격 자원에 있어 얕은 뎁스에 대한 아쉬움을 남겼다.
불과 2개월 만에 다시금 최강희호에 승선한 이동국이 호주와 평가전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알 수 없다. 또한 이번 평가전 이후 내년 3월까지 경기가 없는 대표팀의 일정상, 사실상 공격보다 수비에 초점을 맞춘 평가전이 될 확률도 크다. 그러나 이란전 명단 제외의 기억을 지우기 위해, 이동국은 그 어느 때보다 와신상담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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