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온즈 V6 영광의 스토리](3)부상도 실력, 트레이너 파트의 헌신과 노력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2.11.05 10: 59

'부상도 실력'이라고 하지요. 제 아무리 뛰어난 능력을 가졌어도 컨디션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소용이 없다는 뜻입니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지난해 초반에는 부상 선수들이 많아 기세를 올리지 못했다. 올해는 괌 캠프부터 부상을 최대한 피하며 시즌 초반부터 치고 나가겠다"고 선언했었습니다. 즉 부상 방지가 한국시리즈 2연패를 위한 성공 열쇠나 다름없었죠.
삼성이 2년 연속 정상 고지를 밟을 수 있었던 것도 부상으로 인한 전력 이탈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정규 시즌 때 윤성환의 허벅지 부상이 전부였죠. 2달 가량 선발 로테이션에서 빠져 10승 달성에는 실패했으나 한국시리즈에서 2승을 따내며 아쉬움을 떨쳐냈습니다. 이 모든 게 트레이닝 파트의 노력 덕분이 아닐까요.
일본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트레이닝 코치 연수를 받았던 김현욱 코치는 타자, 미국 유학파 출신 코야마 진 코치는 투수 파트를 전담하며 선수들의 체력 관리를 책임지고 있답니다. 개인별 훈련 프로그램을 구성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게끔 했습니다.

현역 시절 '성실의 대명사'로 잘 알려진 김 코치는 선수들에게 강도높은 훈련을 시키며 '독사'로 통합니다. "훈련 시간 만큼은 정말 강하게 시키고 싶다"는 게 김 코치의 생각. 처음에는 선수들과 의견차도 컸던 게 사실이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효과를 맛본 선수들이 늘어나 이젠 군말없이 바쁘게 몸을 움직입니다.
한국어, 영어, 일본어 등 3개 국어가 능통한 코야마 코치는 선수들의 많은 대화를 나누며 교감을 형성합니다. 가끔씩 보면 외국인이라는 게 믿겨지지 않을때도 많죠. 삼성 선수들이 찜통 더위로 악명이 높은 대구에서 7,8월 저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권오경 수석 트레이너를 비롯해 김현규, 윤성철, 류호인, 이한일 등 삼성 트레이너들의 노력 또한 빼놓을 수 없죠. 트레이너는 어머니같은 존재입니다. 자기 희생을 바탕으로 행복을 만끽하는 것 조차 비슷합니다. 선수들의 컨디션 조절을 위해서라면 새벽이라도 뛰쳐 나가는 게 이들의 몫입니다.
언젠가 권오경 수석 트레이너는 "선수들이 좋은 컨디션으로 뛸 수 있도록 하는게 우리의 역할"이라고 했었습니다. 희생과 노력이 없다면 결코 불가능한 일입니다. 이들은 선수들의 "고맙다"는 말 한 마디에 힘을 얻는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국내 프로야구에서는 트레이너 파트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편입니다. 구단의 가장 큰 재산인 선수들의 컨디션을 관리하는 막중한 임무에 비해 처우는 좋지 않습니다. 일부 선수들은 트레이너 파트의 노력에 당연하다고 여기는 경우도 종종 있더군요.
탄탄한 마운드, 화끈한 공격력 만이 우승의 원동력은 아닙니다. 삼성의 2연패에 힘을 보탠 트레이닝 파트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냅니다.
OSEN 삼성 라이온즈 담당 손찬익 기자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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