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사상최강 타선-고민 깊어지는 마운드 '양극화'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2.11.05 13: 31

타선은 역대 최고도 가능하다. 하지만 마운드가 걱정이다.
2012 팔도 프로야구가 끝나면서 내년 3월 벌어질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성적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야구가 없는 겨울동안 WBC는 야구 팬들에게 청량제가 되어 줄 전망이다.
그 동안 한국 대표팀은 꾸준히 좋은 성적을 거두며 야구강국으로써 면모를 국제 야구계에 유감없이 뽐냈다. 1회 대회때는 박찬호-서재응-김병현 등 해외파 투수가 주축이 돼 좋은 성적을 기록했고 2회 대회는 윤석민-류현진-김광현 등 이른바 '트로이카'가 이름을 떨쳤다. 이승엽-추신수-김태균-추신수 등 야수들도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지만 지난 2개 대회는 마운드 높이로 싸웠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지만 이번 WBC는 이제까지와는 반대 양상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일단 타선은 역대 최강급으로 꾸리는 게 가능하다. 국내 최고의 공격형 포수 강민호와 안정감을 앞세운 양의지가 안방을 지킨다. 1루수는 후보가 너무 많아서 고민일 정도인데 이승엽-이대호-김태균-박병호 등 쟁쟁한 타자들이 주전 자리를 노린다.
여기에 부동의 국가대표 2루수 정근우-3루수는 정성훈·최정·박석민이 버틴다. 유격수도 큰 문제가 없다. 올해 골든글러브가 확실시되는 강타자 강정호가 버티고 있으며 발 빠른 김선빈·김상수도 호시탐탐 자리를 노린다. 여기에 경험이 풍부한 손시헌이 부상에서 회복돼 명단에 포함되면 노련미를 더할 수 있다.
외야는 추신수의 출전여부에 따라 선발 양상이 달라질 전망이다. 만약 구단의 동의를 얻고 추신수가 나선다면 김현수-이용규-추신수로 짜여진 외야는 빈틈이 없다. 여기에 손아섭·김강민·박한이까지 백업으로 뒤를 받친다. 야수는 명실상부하게 역대 최강전력으로 봐도 무방하다.
그렇지만 마운드가 걱정거리다. 지난 대회에서 활약했던 선발 3인방 가운데 김광현은 아직 제 기량을 완벽하게 되찾지 못했다.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많이 좋아진 모습을 보여준 게 위안이다. 윤석민은 건재하지만 2011년 4관왕을 차지했을 때만큼 구위가 아니다. 가장 큰 문제는 국가대표 선발 대들보 류현진의 거취다. 현재 포스팅에 들어간 류현진은 만약 메이저리그 입단이 성사되면 사실상 WBC 출전이 힘들어진다. 입단 첫 해 팀에 적응하는 게 류현진에게는 우선과제다.
만약 류현진이 빠진다면 한국 대표팀 전력에 큰 누수다. 국가대표 선발을 책임지고 있는 김인식 한국야구위원회(KBO) 기술위원장은 "이번에는 선발투수가 없어 걱정이다. 앞서 던져 줄 선수가 너무 부족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안 그래도 상대를 압도 할만한 선발투수가 부족한 상황에서 큰 경기 경험이 풍부한 류현진의 필요성은 절대적이다.
구원투수 쪽도 걱정거리가 있다. 오승환은 여전히 건재하지만 국제대회에서 가장 위력적인 카드인 정대현의 몸 상태가 심상치않다. 올해 초 왼쪽 무릎수술을 받았던 정대현은 8월에 복귀, 호투를 펼쳤지만 포스트시즌 막판 다시 무릎통증이 도졌다. 그래서 아시아시리즈 출전도 사실상 힘들어 진 상황이다. FA 계약 두 번째 해인 2013년을 대비하기 위해 정대현이 출전을 고사한다면 그를 붙잡을 명분이 없다.
야수 쪽에서는 넘치는 자원에 고민이 많고, 투수는 전력 누수에 걱정이다. 이미 앞선 두 번의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국민들의 기대와 관심도 높다. WBC 감독을 맡게 될 류중일 감독의 올 겨울 고민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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