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님, 내년 연봉 잘 부탁드립니다”.
생애 최고의 기쁜 날을 만끽했다. 올 시즌 홈런-타점-장타율 3관왕에 오른 박병호(26, 넥센 히어로즈)가 이적 1년 반도 되지 않아 2012시즌 최우수선수(MVP)가 되는 영광을 안으며 그에 대한 희열을 가감없이 나타냈다.
박병호는 5일 서울 삼성동 인터콘티넨탈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MVP-신인왕 시상식에서 유효표 91표 중 73표를 획득하며 경쟁자였던 김태균(한화), 장원삼(삼성), 동료 브랜든 나이트를 제치고 올 시즌 최고의 선수로 올라섰다.

박병호는 올 시즌 133경기 전 경기에 팀 4번 타자로 출장하며 2할9푼 31홈런(1위) 105타점(1위) 20도루 장타율 5할6푼1리(1위)로 한 시즌 20홈런-20도루 및 타격부문 3관왕에 오르며 기량의 꽃을 피웠다.
특히 박병호는 지난해 7월 31일 LG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트레이드로 넥센에 둥지를 튼 선수. 상대적으로 약체 평가를 받았던 넥센은 박병호의 활약에 힘입어 전반기를 3위로 마치는 등 돌풍을 몰아가며 포스트시즌 진출 경쟁에도 불을 붙였던 바 있다.
수상 직후 박병호는 “지난해까지만해도 이런 상은 꿈도 못 꾸는 선수였다. 오랜 2군 생활을 하면서 내가 야구를 못하는 것인가 하는 생각 때문에 많이 힘들어하고 그만두고 싶을 정도로 힘든 시절을 보냈다. 퓨처스 선수들에게 조금이나마 희망과 동기가 되었으면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뒤이어 그는 "많은 분들이 도와주셨는데 미디어 분들게 감사하며 부모님, 장인, 장모님. 그리고 이 세상에서 누구보다도 아름다운 내 아내, 많은 것을 희생한 아내에게 감사하고 사랑한다고 하고 싶다. 김시진 전 감독님과 박흥식 타격코치님, 프런트와 많은 팬들께 정말 감사드린다. 대표께서 트레이드를 통해 제2의 야구인생을 열 수 있게 해줬다.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라며 "대표님, 이번 연봉 계약 기대하겠습니다”라는 말로 익살스럽게 따뜻한 겨울이 되길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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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