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위한 롯데 선택, 왜 '김시진' 일까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2.11.05 16: 34

간절하게 우승을 바라는 롯데 자이언츠의 선택은 김시진(54) 이었다.
롯데는 5일 구단 보도자료를 통해 새로운 감독 선임을 발표했다. 김 감독은 3년 계약 계약금 3억원, 연봉 3억원 총액 12억원에 롯데와 계약했다. 이로써 롯데는 양승호 전 감독이 자진사퇴한지 5일 만에 새 감독을 맞이하게 됐다.
전임 양 감독은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패배,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하자 구단에 자진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에 롯데는 새 사령탑 찾기에 나섰다. 롯데가 세운 기준은 크게 두 가지였다. 우선 20년 넘게 우승하지 못하고 있는 한을 풀어줄 적임자를 찾았고, 두 번째로 구단의 미래를 위해 선수 육성에 일가견이 있는 지도자를 원했다.

그리고 그들의 선택은 김 감독이었다. 롯데 배재후 단장은 OSEN과의 통화에서 "현재 우리는 투수부문이 가장 취약하다는 자체 판단을 내렸다. 투수진 보강을 위한 적임자는 김시진 감독이라는 판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올해 롯데는 강력한 불펜진을 앞세워 13년 만에 준 플레이오프에서 승리를 거둬 단기전에 약하다는 오명을 씻었지만 도리어 선발진이 무너져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했다. 결국 그 책임을 지고 양승호 전 감독은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김 감독은 국내에서 대표적인 투수 조련가로 손꼽힌다. 현역시절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100승을 돌파한 투수인 김 감독은 프로통산 124승 73패 평균자책점 3.12를 기록하고 1992년 롯데에서 은퇴했다. 1993년 태평양 돌핀스에서 지도자생활을 시작한 김 감독은 김홍집, 정민태 등을 발굴해냈다.
현대 유니콘스에서 김 감독의 투수조련가로서 명성은 더욱 높아졌다. 특히 2000년 김수경-정민태-임선동 세 명의 투수가 18승씩 거둬 공동 다승왕에 오르는 등 대기록을 달성했다. 여기에 현대에서는 수준급 투수가 꾸준히 등장했고 덕분에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현대 왕조'를 건설할 수 있었다. 또한 2006년에는 장원삼을 발굴했다.
넥센 감독 재직시절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꾸준히 좋은 투수들이 등장했다. 고원준, 문성현, 강윤구 등 '영건' 투수들이 나타나 넥센 마운드를 지탱했다.
여기에 정민태 코치가 함께 온 것도 주목할 만하다. 김 감독은 롯데 감독직을 수락하면서 조건으로 정민태 코치의 1군 투수코치 동반영입을 요구했다고 한다. 김 감독과 정 코치는 넥센에 이어 롯데에서 다시 투수왕국 건설을 꿈꾸게 됐다.
이제 롯데는 4강진출 만으로는 만족하지 못 한다. 거인군단의 새로운 사령탑이 된 김 감독이 롯데 마운드 높이를 끌어올려 롯데의 숙원을 이뤄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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