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의 김시진 영입, 반나절 만에 끝났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2.11.05 16: 49

롯데가 김시진(54) 신임 감독의 수락을 받아내는 데 걸린 시간은 단 반나절이었다.
롯데는 5일 보도자료를 통해 김시진 감독의 선임을 발표했다. 지난 10월 30일 자진사퇴 의사를 밝히며 팀을 떠난 양승호 전 감독의 후임을 일주일도 되지 않아 결정했다. 당초 아시아 시리즈 등 산적한 문제로 신임감독 선임이 다소 늦어질 것이라는 예상보다 훨씬 빠른 보폭이다.
당초 김 감독은 넥센 감독직에서 물러난 후 일본 연수를 준비하고 있었다. 일본에 몇 달 정도 체류하며 지도자로서의 시각을 넓히겠다는 계획이었다. 실제 김 감독은 포스트시즌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던 지난 10월 말까지만 해도 일본행을 준비하고 있었다. 하지만 롯데의 러브콜을 받아 들여 20년 만에 롯데 유니폼을 입게 됐다.

김 감독은 5일 OSEN과의 전화통화에서 “오늘(5일) 오전에 롯데에서 만나자고 연락이 왔다. 오후 2시가 조금 되기 전 만나 계약 내용 등 세부 조건에 합의했다”라고 밝혔다. 사전 접촉이나 교감이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것은 전혀 없었다”라고 했다. 이 이야기대로라면 롯데가 김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는 걸린 시간은 반나절 남짓이었다는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롯데가 발 빠른 행보를 보인 것은 지도력 공백을 걱정했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롯데의 올 겨울은 예년과는 다르다. 일정이 남아 있다. 바로 8일부터 열리는 아시아 시리즈다. 롯데는 양 전 감독의 사퇴를 받아들이면서 권두조 수석코치를 감독대행으로 앉혔지만 지도력 공백이 불가피했다.
김 신임 감독이 당장 아시아시리즈에서 팀을 지휘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차기 감독이 결정되어 있다는 점에서 팀 내 혼란은 최소화할 수 있을 전망이다. 김 감독도 좀 더 빨리 앞으로의 구상을 그릴 수 있다. 타이밍 자체만 보면 나쁘지 않은 결단을 내린 롯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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