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최유라 인턴기자] 올 하반기, 아이돌 출신 연기자(일명 '연기돌')들이 안방 극장을 꽉 사로잡는다. 11월 새롭게 방영되는 SBS 월화드라마 '드라마의 제왕'의 려원, MBC 수목드라마 '보고싶다'의 박유천, KBS 수목드라마 '전우치'의 유이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과거 아이돌 출신 연기자들을 드라마에 기용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그들이 보유하고 있는 팬덤과 시청자들의 관심을 시청률로 연결시키고자 하는 마케팅 의도 때문이었다. 하지만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통해 연기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제 아무리 인기많은 톱스타 가수라 할지라도 살벌한 안방극장에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사실이 입증됐고, 결국 여느 연기자들과 견줘도 손색 없는 연기력을 갖춘 연기돌만이 생존하게 됐다.
그리고 그 대표주자로서 려원, 박유천, 유이가 올 하반기 안방 극장을 확실하게 책임질 예정이다.

◇려원, 연기돌의 원조격...이젠 '연기자'라는 말이 더 어울려
연기돌이라는 말보다 이제 연기자라는 수식어가 더 잘어울리는 려원은 2000년대 초반 여성 아이돌 그룹인 샤크라 출신이다. 하지만 그는 샤크라 해체 이후 본격적인 연기 활동을 시작하면서 다른 가수 출신 연기자들과는 달리 안정된 연기력과 풍부한 감정 표현을 선보이며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MBC 시트콤 '안녕 프란체스카'와 MBC 드라마 '내이름은 김삼순'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그는 SBS 사극 '자명고'를 거쳐 마침내 SBS 드라마 '샐러리맨 초한지'에서는 여주인공으로서 감칠맛 나는 연기를 선보였다. 완벽한 연기 변신과 함께 시청률까지 톡톡하게 잡아내는 쾌거를 이룬 것이다.
여기에 려원 특유의 패션감각은 여성 시청자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며 그가 출연하는 드라마를 보는 또 하나의 유인을 제공했다. 려원은 결국 가수 출신 연기자의 대표 성공사례로 손꼽히며 걸출한 작품의 여주인공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이번에 새롭게 방영될 SBS '드라마의 제왕'에서는 순진하지만 꿋꿋한 드라마 작가로 변신해 다시 한 번 과거의 영광을 재현할 예정이다. 특히 연기파 배우 김명민과 함께하는만큼 시청률을 견인하는 주역으로서 자신의 입지를 확고히 할 수 있으리라 예상된다.
◇박유천, 노래면 노래 연기면 연기
현재 진행형 아이돌 JYJ 출신인 그는 그 어떤 연기돌보다도 가수로서의 입지가 단연 확고한 배우다. 그럼에도 지난 3년간 그가 보여준 연기 행보를 살펴보면 웬만한 전업 연기자들보다 더 활발하다.
물론 전문 연기자들에 비해 다소 기술적인 모자람은 있지만 또렷한 발성, 미묘한 감정 표현, 희노애락의 감정을 온전히 담아낼 수 있는 도화지같은 비쥬얼까지, 연기자로서 갖춰야 할 조건을 고루 만족시키고 있다. 처음 연기에 도전하는 스타의 경우 시청자가 어색함을 느낄법도 한데 그는 과하지도, 그렇다고 모자라지도 않게 담백한 연기를 선보인다는 평이다. 덕분에 그가 출연한 KBS '옥탑방 왕세자', MBC '미스 리플리', KBS '성균관 스캔들'은 모두 두터운 매니아층을 형성하며 호평을 받아왔다.
이번 후속으로 방영될 MBC '보고싶다'에서는 가슴 설레는 첫 사랑의 기억을 송두리째 앗아간 쓰라린 상처를 가슴에 품고 살아가는 남주인공으로 변신해 열연을 펼칠 예정이다. 그간의 작품에서 코믹함과 달콤한 로맨스, 애절한 순애보를 보여왔던 그가 이번에는 어떤 모습을 선보일지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노래는 아냐~ 연기로 가야해"...배우가 칭찬하는 연기돌 유이
걸그룹 애프터스쿨 출신인 유이는 지난 2009년 MBC '선덕여왕'에서 고현정 아역으로 분하며 안방 극장에 얼굴을 알렸고, 그 해 SBS 드라마 '미남이시네요'에서 새침떼기 톱스타 유헤이 역을 맡아 연기 변신을 꾀하며 본격적인 연기 생활의 시작을 알렸다. 이어 2011년에는 KBS 주말 드라마 '오작교 형제들'에서 백자은 역할을 맡아 58회라는 긴 호흡을 소화하면서 본격적으로 '연기돌'이 아닌 '배우'의 타이틀을 얻게 됐다. 특히 '오작교 형제들'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기쁨과 감동을 안겼던 그는 함께 출연한 원로 배우들로부터 "연기에 소질이 있다", "유이가 '오작교 형제들' 흥행 주역이다"등의 칭찬을 받으며 확고하게 연기자로 자리매김했다.
그리고 2012년 가을, 그는 마침내 차태현과 함께 KBS 수목드라마 '착한남자'의 인기를 이을 신작 '전우치'의 주연으로 발탁되기에 이르렀다. 이번 작품에서 유이는 그동안의 캐릭터와는 달리 전우치가 사랑한 여인이자 미혼술에 걸려 감정을 잃어버리고 사악함에 빠져 조종당하는 홍무연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칠 예정이다.
'연기돌'이라는 딱지를 떼고 전문 연기자의 길에 안착한 이들이 앞으로 어떤 연기 행보를 보이느냐에 따라 그 위치가 확고해질 수도, 흔들릴 수도 있는 상황이다. 공교롭게도 이들 모두가 비슷한 시기에 출격하는 드라마에 출연하기 때문에 작품 흥행도와 연기자로서의 성적을 평가하기가 더 용이해졌다. 그동안 여러 작품을 통해 연기력을 입증받았다고 평가되는 이들이 이번 드라마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벌써부터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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